다양성과 포용에 주목하는 기업들

송정윤
2021-05-14

"다양성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을 맹세합니다."

로지텍 CEO의 맹세



기업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만 평가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ESG)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가치 창출을 하는지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식품 기업들이 앞다퉈 친환경 제품을 내놓거나,

에너지 기업들이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이를 가지고 열심히 마케팅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흐름과 관련이 있습니다. 

 

ESG 측면에서 성과가 좋은 기업들이

투자도 많이 받고, 장기적인 수익도 높다고 하죠.


반면, ESG에 관심이 없는 기업에는 

기존 투자자들도 발을 빼는 사례들이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이 해외에 석탄 발전소를 지으려 하자

투자사인 APG가 약 790억 원의 지분을 매각해버린

사례가 있습니다.


근데 ESG 중에 왜 E(환경)만 얘기하냐!

는 궁금증이 뒤따를만 하죠?


맞습니다..

ESG 열풍이 부는 가운데에도

S(사회) 에 해당하는

'기업 내 직원들과의 관계, 노동권, 인권' 등에 대해선

기업들이 '투자'와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G(지배구조)도 마찬가지..


국내에서 '인권경영' 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하는 기업들이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

시혜적인 기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비롯한 사회 변화와

지배구조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우선

직원의 다양성과 포용적 경영에 신경쓰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의 이익에 더 도움이 된다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성별, 인종 다양성이 높은 조직일수록

'혁신'을 이뤄내는 경우가 많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와 목적 의식도 높아져서,

결국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여성과 흑인 등 소수자 계층이

일자리를 더 많이 잃거나 

소득이 더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는

기업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이라서, 

의식있는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입니다.


그동안 직장에서 목소리 내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더 동등한 기회를 주고, 

제대로 보상하는 일이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서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사건, 

경찰이 과잉진압을 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인해

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전 세계로 뻗어나갔는데요, 


시민들의 계속된 시위와 변화 요구는

기업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업들이 '인종 정의'를 실현하는데 참여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도록 만들었죠.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지지를 표하는 기업들이 보낸 뉴스레터들.



이렇게 다양성을 지키고 

포용적인 경영을 실현하는 일을

기업이 나서서 하려면,   

누구보다 경영진의 변화가 필수적이겠죠?  


한 예로, 

미국 나스닥(NASDAQ)은 2020년 12월,

상장 기업들에게 이렇게 요구했습니다.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하고,

소수인종 이나 성소수자 이사도 1명 이상

선임하세요"


만약 이 요구가 제도화될 경우,

약 3,3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럼, 국내는?


국내에는 아직까지

직원의 다양성 확보와 포용에 관심갖는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기업이 실행한 구체적인

사례를 몇가지 소개해 봅니다.


이제는 단지 책임이 아니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이런 흐름에 합류하기를 바랍니다.


(밑줄로 표시한 링크를 클릭하면 

관련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1. 러쉬코리아의 ‘비혼’ 복지 :

러쉬는 2017년부터 5년 이상 일한 비혼자에게도 축의금과 유급휴가, 그리고 월 5만 원의 반려동물 수당을 지급합니다. 직원의 삶의 방식과 가족 상황을 존중하는 부러운 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2. 구글코리아의 게이글러스(Gayglers) :

구글에는 매년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성소수자 지지모임이 있습니다. 이런 모임이 지속된다면 성소수자들은 정체성을 숨기느라 애쓰지 않아도 되고, 다른 차별에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3. 스타트업 뉴닉의 레인보우 가이드 :

뉴닉은 퀴어 프렌들리한 팀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기, 모르면 물어보기, 비하하지 않기' 등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행동 가이드로 정하고 있습니다. “팀원 모두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근무할 수 있게 돕는” 데 뭐 거창한 원칙이 필요할까요?


4.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 :

카카오는 '기업의 디지털 책임' 실천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이런 원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적인 게시물에서 출신, 인종, 외양, 장애, 성별, 성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과 편견 조장에 반대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이런 원칙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과정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5. 로지텍의 다양성 및 포용성 실천 노력 : 

로지텍은 특히 인종 차별 및 편견을 해결하기 위한 7가지 책임과 행동을 명시해 두었습니다. 변화를 위해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것과 흑인, 여성, 소수자가 소유한 공급업체와 파트너를 지원하겠다는 약속 등이 인상적입니다.

  


+ 비슷한 사례가 더 있다면 letters@hrfund.or.kr 로 제보해 주세요. 검토후 추가하겠습니다.



참고 자료 : 

박유경 APG 책임투자팀 이사 인터뷰, 2020.11.

나스닥, 상장사 이사진에 '여성, 소수자' 의무화 추진, 한겨레, 2020.12.02.

(영문) 2021년 ESG가 다양성과 포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Forbes, 2021.03.23.

(영문) EGS가 가치를 창출하는 5가지 방법, McKinsey Quarterly,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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