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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텔레그램 메신저에 '운동일지'라는 채팅방이 만들어진 모습이다.


2020년 4월 20일, 운동일지 페이지를 개설했다. 구독자는 1명. 11월말까지 운동을 양적으로 70번 하리라는 다짐으로. 새로운 곳으로 이사도 왔고, 크게 다치고 나서 나서는 새 시작이므로, 잘 할 거라 생각했다.


2020년 4월 18일. 재활운동을 갔다. 운동 가는길. 새 안경을 낀 것처럼, 저 멀리 산과 하늘이 너무나도 푸르게 보였다. 이정도면 바다건너 북한도 보이겠다는 생각에, 교동도로 떠났다.


2020년 4월 21일. 오늘 과연 운동을 갈 수 있을것인가 -나른 오후 5시에.

>> RE : 2020년 4월 22일. 결국 가지 못했다.


텔레그램 메신저에 4월24일 메세지를 남긴 모습이다. 메세지 내용은 아래 텍스트와 같다.


2020년 4월 24일. 어제 목요일 운동도 실패했다. 화목운동 생각보다 어렵다. 실패라고 명명하면 성공을 위해 더 열심히 운동하지 않을까? 아니면 자책하게 될까.


2020년 4월 25일. 재활운동이 나니 운동클리닉을 해봤다. 몸이 이제 좀 아파진다. 좋은 아픔!


2020년 5월 2일. 연휴 사이에 운동 다녀왔다. 힘들다


텔레그램 메신저에 5월12일 메세지를 남긴 모습이다. 메세지 내용은 아래 텍스트와 같다.


2020년 5월 12일. 예정대로라면 오늘 운동을 가야겠지. 너무 힘들어서 일찍 퇴근한다. 17시. 회의하다가 팔이 너무 아파서 울고싶었다. 아파서 울고싶은건지 일이 너무 많아서 울고싶은건지 정리가 잘 안된다.


2020년 5월 13일. 우울하고 불안해서 운동을 못갔다.


2020년 5월 29일. 어젠 무려 열흘 만에 운동클리닉을 다녀왔다. 빡셌다. 침대에서 일어 날 수가 없다.


2020년 6월 28일. 운동은 먼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2020년 8월 23일. 운동은 먼 이야기가 되었다. 일요일 요가를 마치고 나오는 길. 코로나에 수강생이 별로 없었다. 공원엔 사람이 많았다.


12개의 메시지는 명확히 보여준다, 나는 재활운동을 했지만, 잘 하진 못했다.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일까? 내가 시도했다는 것? 내가 그래도 쉬려고 했다는 것? 쉼은 정말 어렵다는 것? 분명히 나는 재활운동을 통해 내 사적인 삶을 되찾고 싶었다. 짧게 말하면 일에 치여서, 길게 말하면 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전세계적인 사회경제적 위기 속, 활동가로써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혹은 욕심을 내느라. 코로나, 일이라는 불명확했던 미래들 속에서 나는 내 여유를 많이 되찾지는 못했다.


나도 농담하듯 말했다. 활동을 그만두는 것은 아파서라고, 근데 누구는 아픈 것도 모른다고. 나는 가끔 화가 나서 아픈 활동가들을 미워하기도 한다. 아파서 주변에 폐를 끼친다고. 그 농담과 미움 속에 나의 여유는 없었던 것을 이제는 깨달았다. 나는 나를 불편해 하고 있었다. 아프고 힘든 내가 싫었다.


다행히도 나는 여유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인권재단사람의 자원과 지원을 통한 시간은 내게 실패감을 주었지만, 여유를 함께 주었다. 여유의 씨앗이 나를 길게 만드리라 생각하며, 또 누군가에게도 여유를 권해보고 싶기도 하다. 물론 그렇기 위핸 인권재단사람의 활동가 지원프로젝트와 함께 해야 한다.


글 | 모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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