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변화를 위한 1만 명의 목소리 "군형법상 추행죄를 폐지하라!"

군네트워크
2017-02-15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이하 군네트워크) 는 두 달여 간 군형법 92조 6기타추행죄 폐지를 위한 ‘이제는 없애보자!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를 위한 동네방네 입법청원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군형법 92조 6은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를 처벌하는 유일한 법조항입니다. 합의된 성관계는 물론, 성폭력 피해자일지라도 동성애자라면 폭행이나 협박 없이 이루어진 성적 접촉에 대해서도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습니다. 흔히 ‘소도미법’, ‘동성애 처벌법’으로 부르는 이 법은 국가가 동성애를 무조건 처벌하겠다고 명시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02년과 2011년, 그리고 올해에도 군형법 추행죄에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2013년 군네트워크는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운동을 진행했고, 5,690명이 추행죄 폐지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군형법 폐지를 국가기관의 결정에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지금 우리는 다시금 입법청원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군형법 상 ‘추행’ 죄 폐지를 위함 1만인 입법청원운동 선포 기자회견 


지난 입법청원서명과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우리는 캠페이너를 모집하고 함께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이슈와 소식들을 전하고 대중들에게 환기할 수 있는 채널도 운영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뿐 아니라 대학 성소수자모임, 시민사회단체, 개별 지원자 등 많은 이들이 캠페이너에 동참해주었습니다. 


2016년 10월 5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입법청원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가을에 개최되는 대학교 인권주간행사는 물론, 지역 인권문화행사에서 서명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서울지역 뿐 아니라 전국의 주요 거점들을 돌면서 서명전을 진행했습니다. 서울 종로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에서 진행된 서명캠페인에는 지역 시민단체와 성소수자 활동가 뿐 아니라 지역 성소수자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있었습니다. 서명을 독려하고 시민들에게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를 설명하면서 캠페이너들은 지역마다 높아지는 성소수자 인권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거점 캠페인 (왼쪽부터 부산, 대전, 대구) 



서명을 진행하는 기간은 박근혜 퇴진정국과 맞물렸습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거리 위에 가득했고, 변화 속에는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제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이들의 목소리도 드러나야 했습니다. 매번 큰 집회가 열릴 때마다 캠페인 가판을 들고나갔습니다. 집회현장에서도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한 시민들의 높았던 관심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더러 불편해하거나 불쾌한 말들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줄 서서 서명을 하는 풍경은 이번 캠페인에서 빼놓을 수 없을 기억입니다. 


박근혜 퇴집 촛불집회 거리캠페인 



캠페이너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시민들의 높아진 성소수자 인권의식과 정치에 대한 변화의 열망으로 입법청원 서명은 1만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1만의 숫자는 국내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서명 숫자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국제사회는 동성애를 질병으로 취급하고 차별하는 것을 멈추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2012년 UN 국가별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 이어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자유권위원회) 역시 2015년 11월 이 조항을 폐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규약위원회(사회권위원회)도 2016년 발표한 일반논평에서 ‘동성 간 합의한 성관계 처벌 규정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자유권위원회 권고를 이행해야하는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군형법상 추행죄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입법청원 제출 기자회견 (2017년 1월 17일)


당초 세계인권선언일 전날인 12월 8일 국회에 입법청원서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정국을 감안하여 입법청원서 제출을 2017년 1월 17일로 연기했습니다. 2017년은 성소수자 인권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화의 시점입니다. 1만 명이 넘는 입법청원 서명 제출은 변화의 포문을 여는 시작일 것입니다. 군형법 추행죄 폐지를 위한 입법청원 캠페인은 변화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입니다. 캠페인에 함께한 캠페이너 여러분들에게 수고의 인사를 전합니다. 동성애처벌법 폐지하라! 함께 변화를 일궈냅시다!


글 |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성소수자 #LGBTIA #제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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