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미등록 이주아동 가정이 겪는 어려움과 법무부 구제대책의 방향성

강다영
2021-07-19


2020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아동 최상의 이익을 고려하여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체류자격 부여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인권위는 본 권고에서

1.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제퇴거를 중단,

2. 국내에 지속적인 체류를 원할 시 체류자격을 신청하여 심사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

3. 제도마련 이전에라도 현행 법·제도상 가용절차를 활용하여 체류자격 부여 여부를 적극적으로 심사할 것을

권고했지요.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 2월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이하 구제대책)’을 시행했습니다.

법무부의 구제대책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한다면 신청 접수 후 실태조사 등을 거쳐 

1. 미등록 이주아동이 고교를 졸업하거나 성인이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국내 체류를 허용하고,

2. 부모가 범칙금을 납부하면 아동이 고교 졸업할 때까지 임시체류자격(G-1) 부여 및 수익 활동을 허가하는 제도입니다.

https://www.immigration.go.kr/bbs/immigration/47/546681/artclView.do

 

하지만 법무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구제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상요건이 엄격하여 아직도 수많은 미등록 이주아동 가정은 체류 상태 등을 이유로, 강제퇴거 및 부모와 자녀가 강제분리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정함 속에 살고 있습니다.

미등록 이주아동의 체류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각종 행정자료를 통해 대략 2만 명까지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스스로 추측한 구제 대책 적용 가능 미등록 이주아동은 전국 약 100~500명 정도입니다. 실제 미등록 이주아동의 90% 이상은 구제대책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럼 구제대책 대상자가 아닌 미등록 이주아동 가정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실제 미등록 이주아동과 부모가 강제분리 된 사건


지난 4월, 점심시간 즈음 한 발달장애 아동이 실종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활동가와 함께 절박한 마음으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요.

하지만 경찰은 동행했던 활동가를 파출소 밖으로 내보낸 뒤 어머니에게 경찰은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습니다.

1. 서약서를 주며 여기에 사인하면 아이를 찾고 집에 갈 수 있지만,

2. 서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아이와 함께 집에 돌아갈 수 없다.

아직 아이를 찾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실종된 자녀를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어머니에게 경찰은 체류자격을 문제 삼으며, 정해진 기간 내에 출입국·외국인청에 반드시 출석하겠다는 ‘자진출석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에 더불어 어머니는 ’아이들과 떨어져 홀로 한국에서 쫓겨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진출석 서약서‘에 서명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활동가에게 설명을 듣기 전까지 서명하지 않겠다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활동가의 동석 및 면담을 허락하지 않았고,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아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며 어머니를 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했습니다. 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가 된 지 몰랐던 어머니는 이후 서명하겠다 했지만, 경찰은 이미 늦었다며 어머니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인계했습니다.

늦은 저녁, 아이를 찾았지만, 아이와 함께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어머니는 홀로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모든 소지품을 반납하고 보호실에 보호조치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발달장애 미등록 이주아동은 등록된 개인 정보 부재로 실종 당시 실종된 장소의 CCTV를 돌려보거나 사람들이 발로 뛰며 아이를 찾는 방법뿐이었습니다. 만약 실종된 아이가 등록 아동이었다면 버스카드 이용 내역 추적 등 다양한 정보 추적을 통해 더 빠르게 아이를 찾을 수 있었겠지요.

 

이 사건처럼 법무부의 구제대책이 시행되었음에도 수많은 미등록 이주아동 가정은

1. 강제퇴거 및 강제분리에대한 두려움과 불안정함

2. 범죄에 노출되거나 위험에 빠졌을 때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어려움

3. 위기상황 속 신속하고 안전한 조치를 받을 수 없는 위험함 속에 살고 있습니다.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의 한계와 개선방안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은 법무부가 사실상 처음으로 발표한 미등록 이주아동의 정규화와 관련된 정책이라 굉장히 의미가 있지만, 대부분의 미등록 이주아동이 구제대책 대상에서 제외된 점 등 그 한계점 또한 위 사건처럼 분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6월 24일, 성공회 용산나눔의집과 이주민센터 친구가 공동 주관하고 국회의원 장혜영, 사단법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공동주최하여 구제대책의 개선방향 마련을 위해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의 개선방향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발제자와 토론자 그리고 사회자까지 모두 모이니 미등록 이주아동 인권 지킴이 어벤져스 소집 완료!)

 

토론회에 참여한 사회자, 발제자와 토론자 총 여섯 명의 모습


토론회에서는 총 4개의 주요 한계점들이 언급되었습니다.

 

1. 법무부의 구제대책의 이름에 ’불법체류‘라는 용어를 사용

  • 사람의 존재 자체가 ’불법‘일 수는 없음
  • ’불법 체류‘라는 용어를 고수하여 미등록이주민을 ’반사회적인 집단‘으로 낙인찍는 정부의 태도가 한국의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

2. 구제대책의 대상 요건 협소 및 부모 범칙금으로 인한 실효성 상실

  • 구제대책의 엄격한 요건으로 미등록이주아동 2만 명 중 500명 이하만 신청 가능
  • 구제대책 대상에서 제외된 미등록이주아동 및 그 가정이 받는 위협과 불안함은 여전히 지속
  • ’아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에 노출되어서는 안된다‘는 아동권리협약의 원칙이 반영되지 못함

3. 불안정한 체류자격 (체류 기간 한정)

4. 불투명하고 비일관적인 행정처리

 

그리고 법무부의 구제대책의 개선을 위해 아래와 같은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1. ’불법체류‘라는 용어를 ’미등록‘으로 시정

2. 다양한 차별의 구조를 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 현재 발의되어있는 차별금지법안(장혜영 의원안)과 평등에 관한 법률안(이상민 의원)은 모두 제2장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 등의 차별시정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
  • 차별금지법제정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의 차별시정 의무를 지켜야 함
  • 이주장애아동의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장애인 차별만이 아닌 이주민에 대한 차별도 해소되어야 함

3. ’국민적 반감‘을 이유로 구제대책에 여러 제약을 두었는데, 사실 ’국민적 반감‘은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 함

  •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통해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을 아우르는 실질적이고 항시적인 구제대책 마련 필요

4. 장애아동의 친권보호자인 부모에게 국가와 지자체단체장은 ’강제출국‘이 아닌 ’지원‘을 해야 함

  • <장애인차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36조는 ’장애아동에 대한 차별금지를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

5. 모든 장기체류 이주아동의 인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이며 합리적인 구제절차 마련

  • 한국에서 일정기간 거주하며 교육을 이수하고, 한국에서 언어문화를 익히며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형성한 아동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출생지역 및 사회적 신분과 관계 없이 가족생활, 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부모와 함께 체류하며 이후 진로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적절한 체류자격을 신청할 수 있어야 함
  • 학교 밖 미등록이주아동들도 구제대책 대상에 포함되어야 함
  • 한국의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데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복지를 보장해야하며 기본이념에 아동은 자신 또는 부모의 성별,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유무, 출생지역, 인종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자라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6. 투명한 제도 마련 및 집행

7. 실제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이 지켜져야 함

 

6월 24일에 진행된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의 개선방향 마련을 위한 토론회는 체류권이 불안정한 미등록 이주아동 가정이 마주하는 어려움과 법무부의 구제대책의 자세한 내용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구제대책의 한계점을 논의하며 앞으로 법무부와 인권위원회 그리고 수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토론회를 통해 법무부의 구제대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구제대책의 한계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토론회 다시보기 또는 자료집을 참고해주세요!


(사진 2)

토론회 다시보기: https://bit.ly/토론회방송링크

 

토론회 자료집 다운받기: https://bit.ly/0624자료집




글 | 강다영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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