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코로나19와 집회·시위의 자유 이슈보고서

아샤
2021-09-13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삶은 너무나도 달라졌습니다. 대면 접촉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제약과 제한이 생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함께 모여서 공동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 즉 집회·시위의 권리였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무슨 집회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더 모이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전염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험과 규제 중심의 방역조치는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삶이 벼랑 끝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공동으로 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집회·시위가 코로나19 감염의 주범인양 낙인찍은 채 이를 제한하는 데만 급급하였습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방역을 위해 일부 권리를 제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고 소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역을 이유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박탈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 어떠한 통일적인 기준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지자체 역시 자의적으로 집회·시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법부와 입법부 역시 이러한 자의적인 행정을 적절하게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집회·시위 현장에서 공권력 남용을 감시·대응하고, 집회·시위 권리 및 표현의 자유의 신장을 위해 활동해온 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공권력감시대응팀>(이하 공감대)은 이러한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어떻게 하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집회·시위의 권리를 향유할 수 있을지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코로나19와 집회·시위의 권리 이슈보고서를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회의를 통해 정리한 이슈보고서의 전체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행정부의 자의적 조치(집회금지 조치, 지자체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의 현황을 정리하고, 그러한 조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사법부, 입법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기술하기로 했습니다. 그에 더해 공중보건 관점에서 코로나19 시기에 어떻게 하면 집회·시위의 권리를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기에 집회·시위의 권리가 어떻게 침해되었는지 그리고 안전을 지키면서 집회·시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언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부록으로 집회·시위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활동에 영향을 받은 단체의 실무자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싣기로 했습니다.

 

한 달 간의 집필 기간 동안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각자가 쓴 내용을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바뀌는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적절한 자료를 찾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인터넷 검색으로 몇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맞는 표가 없어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표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편집 과정 중에는 볼 때마다 오타와 비문, 틀린 내용이 나오는 바람에 디자이너님께 송구하기도 했었죠 T.T 이런 인고의 시간 끝에 드디어 이슈보고서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 발행 후 원래는 이 문제가 관심이 있는 시민·노동·인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내부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어쩔 수 없이 기자간담회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기자간담회는 8월 12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자들이 간담회에 왔는데, 이 이슈가 얼마나 뜨거운 감자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간담회에는 보고서 집필에 함께한 활동가 외에 지난 2월부터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파업을 하고 있던 장희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 지회장님이 참여하셔서 공권력이 노동자들의 집회를 어떻게 진압했는지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최대한 안전하게 집회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의 투쟁을 방역법 위반이라 말하며 과잉진압한 경찰의 행태를 이야기하실 때는 감정이 격해서 울음을 삼키시기도 했습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보고서의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하여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슈보고서에서 언급된 BLM(흑인의 삶은 중요하다) 시위와 코로나19 감염에 관련된 연구, 그리고 8월 15일 대규머 집회를 예정한 전광훈 목사의 집회가 허가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는데요, 굉장히 오랜만에 질문이 있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를 함께 토론하고,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간담회 이후 이슈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한 기사가 다수 보도되었답니다!! 보고서 발간 이후 공감대는 이 이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후속 사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슈보고서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누구든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1Whu4wi3_nvhUR6CxENWda9JKlHrpnNLx/view?usp=sharing

 

마지막으로 장희 지회장님의 발언 중 일부를 인용하며 이 글을 끝내려 합니다.

 

‘파업은 사회적 약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행사하는 최후의 수단이고 이것은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데 행정명령을 근거로 집회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국가가 헌법에 기재한 내용을 기만하며 위법을 행하는 것입니다.

(중략)

실내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은 인원 제한을 두지 않고 ,지하철 유동인구에도 제한을 두지않는데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실외 집회만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회의 자유를 과잉 진압만 하지 말고 문재인정부는 속히 우리 상담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와 직접고용에 대한 간절함을 자유롭게 표현할수 있도록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글 |아샤(다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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