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피해는 인권 침해" - 농촌 주민의 이야기를 듣다

2021 정기공모사업 '인권프로젝트-온'을 수행한 단체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활동가님의 이야기를 통해 사업을 기획하고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세요.       


○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2015년 창립한 환경단체로, 예산과 홍성 지역 25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상 축산으로 인한 환경오염, 자연발생석면으로 인한 피해 등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산업폐기물처리장, 레미콘공장, 산업단지 등 창립 때부터 농촌 소도시의 난개발과 주민피해 대응 활동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지역형 환경교육과 기후위기 대응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이번 사업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체를 창립한 지 7년이 되었는데, 해결되는 현안은 없이 계속 새로운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서울,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충남지역으로 각종 환경오염시설, 공장, 폐기물시설 들이 몰려오는데 일일이 대응하기도 어려웠고 당장 막아낸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안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지역단위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개별 환경사안으로서도 문제지만, 사람이 적게 사는 면 단위 마을로 무분별하게 입지해 환경오염은 물론 마을공동체 파괴, 주민 삶의 질 저하, ‘환경오염시설 도미노현상’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환경피해를 조사하는 가운데, 1) 농촌 면 단위 작은 마을에 피해가 집중된다는 점, 2) 오염시설이 들어올 때부터 운영되는 과정에서의 절차적인 문제점들이 여러 현장에서 반복해서 나타난다는 점, 3) 특히 주민들의 건강과 정신적 피해, 마을주민 간 갈등이 심각한데 조명되지도, 조치가 취해지지도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실태조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 구체적인 활동내용이 궁금합니다. 

우선 종합적인 마을조사와 주민인터뷰 분석을 위해 환경운동가와 기록활동가, 상담활동가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환경피해기록단’을 구성했습니다. 사전논의를 통해 환경연합 활동내용을 토대로 환경문제가 인권문제 사례가 될 수 있는 지역 세 곳을 선정했습니다. 환경연합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에, 기사자료를 찾고 주변에 물어가며 각 사례를 학습, 정리했습니다. 1차로 마을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만한 분을 통해 현황을 듣고 인터뷰해주실 주민을 소개받았습니다. 2차에는 마을이나 현장, 집회 현장에서 주민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조사 및 인터뷰 내용을 마을별로 정리해, 각자의 영역에서 주제를 선정해 조사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조사보고서는 3개 현안지역 관련 행정기관과 예산군의회, 충남도, 환경부, 국토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배포했으며, 11월 11일에는 사례지역 중 하나인 삽교 효림리 마을회관에서 조사보고서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아울러 조사보고서 주요내용을 발췌해 단체 소식지에 싣고 1000부를 인쇄해 배포 중입니다. 

<관련기사>

[오마이뉴스]  “삼면이 공해시설..” 삶의 터전 위협받는 예산 주민들  2021. 11. 12.
 예산지역 환경피해 실태조사 발표... 대다수 주민 심각한 우울증 증세와 인권침해 호소

[한겨레] “헬기정비공장 소음이랑 매연 때문에 못 살겠어유” 2021. 11. 24.
예산 효림리 농촌의 정비공장 34년간 운영되며 주민들 피해
 “청력 떨어지고 기침·가래 심해…10년간 폐암으로 6명 숨져”


○ 이번 사업의 성과는 무엇인가요?

농촌으로 몰려오는 환경오염시설들로 인해 작은 마을 고령의 주민들이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겪고있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수십년 동안 상시로 피해에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보호받지 못하고 ‘속앓이’를 해온 주민들의 이야기를 지역사회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조사보고서 발표회는 지역신문 1면을 장식(무한정보신문 11월 19일자)하기도 했고, 이후 후속보도가 이어져 대전 KBS 시사프로그램 <대.세.남.>에서 현장을 취재해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대전KBS <시사N 대.세.남.> 공해에 갇힌 마을 https://youtu.be/40jrzy4_0nc?t=48  (48초부터 18분까지) 


지난 12월 9일에는 세계인권선언 73주년 기념행사로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사무소와 함께 <작은 곳에서의 인권이 중요하다>(예산지역의 환경권 침해사례) 후속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나요?

“예산에 살면서도 이런 일이 있는지 몰랐다.”

“그 동안 역할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

“어떤 역할로든 환경피해기록단에 참여하겠다.”

“연대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달라.”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공감해주고 지역 단체들이 연대해주겠다고 해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조사발표회에 패널로 참석하신 신부님은 당장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투고라며 지역신문에 <효림리의 눈물과 위장된 평화>라는 칼럼을 쓰셨습니다. 이렇게 조사하고 알리는 것부터가 시작이고, 이제부터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해나갈 일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번 사업이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수도권이 아닌 지방, 도시가 아닌 농촌/시골, 젊은이가 아닌 노인, 다수가 아닌 소수가 사는 곳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방이 없으면 농촌이 없으면 노인이 없으면, 수도권도 도시도 젊은이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혐오시설, 유해시설, 오염시설을 눈에 보이지 않는 시골로 몽땅 몰아넣는다면, 도시도 온전할 리 없습니다. 물과 공기, 흙 등 환경적으로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 한 곳의 피해가 어느 한 곳만의 피해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평등과 부정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도시에서 버리는 쓰레기로 혹은 도시에서 쓰는 전기로 어느 마을이 오염되고 주민들이 아프고 마을공동체가 위협받는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쓰레기는 발생된 곳에서 처리되고 에너지도 가급적 쓰는 곳에서 만들고 물자와 서비스가 지역에서 순환되는 것이 기본이자 이러한 피해를 줄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촌에 밀집된 환경오염시설로 인한 피해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것이 단순하게 ‘환경오염시설 반대’가 아니라 자립과 순환, 공생 사회로의 전환의 메시지로 남았으면 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후의 활동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처음에는 환경운동 하는 사람들끼리 ‘우리만 심각하게 느끼는 건가?’ 생각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야, 여러 분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의미 있는 활동 고맙다’, ‘우리 지역도 좀 조사해달라’는 연락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실제로 몇몇 분은 이번 활동을 보고 환경연합 회원으로 가입하시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조사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농촌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래서 계속적으로 조사활동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특히 내년에는 ‘환경피해기록가 과정’을 개설해 이번 활동사례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만들고 참여자들이 자기 지역의 문제를 직접 조사할 수 있는 활동가를 양성할 예정입니다.

조사보고서와 조사보고서 발표회 동영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농촌+면 단위 +환경취약지역 주민인권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회 예고편 동영상


 <농촌+면 단위 +환경취약지역 주민인권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회 동영상 https://youtu.be/8j2WX_l1D-Y?t=1538

 <농촌+면 단위 +환경취약지역 주민인권 실태조사> 보고서 PDF파일 다운로드 https://blog.daum.net/yhkfem/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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