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동물권 행진 후기: 이제 물살이라고 불러주세요

윤나리
2021-10-25


모든 동물 억압과 착취를 끝낼 것을 요구하는 ‘동물권 행진’,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습니다. 광장에 달려 나가 동물 해방을 힘껏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우리 모두의 안녕과 지역 구분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작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동물권 행진을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 19, 그리고 우리에게 더 빨리 다가온 기후위기로 인해 탈육식, 비인간 동물 착취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 종차별을 부추긴다?

느끼는 모든 동물의 해방을 앞당기고자 활동했던 동물해방물결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종차별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인 ‘언어’를 발견했습니다. 발단은 작년 말, 방어와 참돔을 바닥에 내던지며, 그들을 집회의 도구로 사용했던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한 사건이었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은 살아있는 방어와 참돔을 무참히 내동댕이치며 살해한 그들의 행위는 명백한 동물 학대이기에 고발을 진행했고, 더불어 양식된 방어와 참돔의 국적이 무엇이든 느끼는 존재인 어류동물을 살해하고, 먹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생선탈을 쓴 사람이 경남양식어류협회 고발장을 들고 거리에 나와있다

<2020.12.02. 경남어류양식협회 고발 기자회견>


그러나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언론에서는 ‘물고기 동물 학대’라는 표현으로 보도가 되었습니다. ‘물고기’는 물과 고기의 합성어로서, 어류동물을 먹는 존재로 한정하는 단어입니다. 그렇기에 ‘물고기’라는 표현과 ‘먹어선(죽여선) 안 된다’가 공존하는 문장에서 탈육식 주장은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은 언어의 영향력을 몸소 체험하고, 2021년 봄부터 종평등한 언어에 대한 활동을 조금씩 시작하여 ‘종평등한 언어생활’이라는 커뮤니티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2021 동물권 행진, 종차별적인 언어에 주목하다

그리고 이번 여름, 동물해방물결은 종평등한 언어생활 커뮤니티와 함께 종차별적인 언어를 짚고, 종평등한 언어 표현 중 하나인 ‘물살이’를 적극적으로 알려보자는 취지로 2021년 동물권 행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약 한 달 동안, 동물 해방에 동감하고 동물해방물결 SNS를 팔로우하는 사람에게는 물살이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물살이 사진이나 그림, 텍스트 등을 빠띠 캠페인즈(https://campaigns.kr/campaigns/435/pickets#) 및 개인 SNS에 올리고 메시지(팻말)를 들도록 독려하였습니다. 빠띠 캠페인즈 팻말 35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물고기아니고물살이 130여 개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함께 나누고픈 참여 포스팅 글들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mkuaaaaang: “어떻게 명명되는지에 따라 그 대상을 바라보고 느끼는 관점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름이 중요하다.”

@cbtservant: “...나의 존재가 누군가의 수단이 아닌 것처럼, 물에 사는 동물들도 인간의 “고기” 취급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 물에 사는 고기가 아니라 그냥 물에 사는 존재다. 인간처럼 느끼는 존재.“

@lyfromly: “작은 발걸음, 언어부터 바꿀 때! 종차별주의 철폐를 향해 또 한걸음.”

@zzangna_: “언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 권력의 구조와 차별, 혐오까지. 그래서 물고기가 아니라 물살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하고 싶다. 인간중심주의와 종차별주의에서 벗어나서, 종평등한 동물해방 세상을 꿈꾸기 위해서.”

@juong_e: “사실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문제였다. 바닷속에서 멀쩡히 헤엄치고 있는 생명들에게 물고기라고 하다니, 정말 말이 안 된다. 그들은 물고기가 아니라 물살이다. 다르게 불러야 한다. 인간과 다른 종이라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대중에게 ‘물살이’라는 표현과 의미를 더 널리 알리고자 온라인 광고를 진행했는데요. 물고기 대신 물살이를 써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는 글 컨텐츠(https://donghaemul.com/story/?idx=249), 그리고 이를 재가공한 카드뉴스(https://www.instagram.com/p/CT4AeC5p48Z/?utm_medium=copy_link)를 SNS에서 각각 홍보했습니다. 무심코 광고를 발견한 분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충분한 의미가 전달되었겠지요.

 

종평등한 언어생활, 이제 시작

2021년 동물권 행진은 다소 소소하게 막을 내렸지만, 동물 해방 운동에서 종차별적인 언어라는 주제를 과감하게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뜻깊었습니다. 종차별적인 언어를 조사하고, 함께 종평등한 언어를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시발점이 되어, 앞으로의 운동이 기대됩니다. 종차별 철폐를 외치며, 연대합시다. 내년 동물권 행진에서 또 만나요!


글 | 윤나리(동물해방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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