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온]참여자 중심의 인권 교육을 위한 러닝퍼실리테이션

인경
2020-12-22


인권교육 현장에 참여자를 인권적으로 초대하는 방법에 관해 <활짝>은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시도했지만 답은 ‘참 어렵다, 더 잘하고 싶다’ 일 때가 많습니다. 초대에서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의 욕동과 균열, 그리고 연결이 일어나는 ‘진짜 참여’는 무엇인지 꼭 실현하고 싶은 갈망에서 시작된 훈련, 바로 러닝퍼실리테이션 과정이었습니다. 

인권운동으로서의 인권교육, 운동성(실천력)을 갖는 인권교육 어떻게 잘 해볼 수 있을까

교육참여자의 자발적 변화를 위해 교육의 목표설정, 진행방식, 평가와 후속반영까지 제대로 해보자

배움이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힘있는 교육은 무엇인가

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잔뜩 모였습니다.

광주지역 내 여성, 장애, 청소년, 폭력예방, 사회복지, 교육, 피해자지원, 노동, 소수자 등 각기 다른 인권현장에서 활약중인 교육활동가 20인의 참여는 그 자체로 서로를 반가워하고 든든해 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라는 사업담당자의 직업병(?)이 잠깐 번뜩이기도 했어요 ㅎㅎ

학습자를 대상화하지 않고 삶의 경험자, 힘과 욕구를 가진 배움의 주체로 초대하는 것의 중요성과 참여자 간의 연결이 일어나는 교육에 대해 배우고 나니 인권교육이 인성, 예절교육과 달라야 하는 이유, 정보지식전달의 일방통행교육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 시간과 비용에 얽매이는 단순의무교육에 그쳐선 안되는 이유까지 자발적인 토론으로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활동가들이 참여 후 나눠주신 생각 몇 가지를 그대로 공유합니다

  • 교육의뢰자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내 교육을 잘 들었는지 여부 먼저 생각했고, ppt먼저 열어서 몇 장 더하고 빼고 했는데 이제 설계부터 다시하자.
  •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매번 호응 차이가 있어 수강생의 문제로 돌렸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수강생 니즈를 못 파악한 것 같다
  • 학습자가 이 주제를 정말 배우고 싶어하는가 라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험을 연결시키는 것은 정말 어렵구나 알았다
  • 개혁적 교육을 한다는 자부심이 교육을 더 망쳤다는 상실감, 초점이 잘못됐구나 생각된다. 파트너와 함께 설계하니 더 좋았다. 혼자 설계하면 관습에 빠지는데 공동설계는 그 부분을 깰 수 있었다
  • 경험을 되짚어보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라 참 좋았다
  • 나는 내가 하고싶은 말이 참 많았던 사람이었구나 알았다


참여자중심 교육설계 방법이 익숙해지도록 지속적인 훈련과 충분한 실습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는데 조만간 후속과정을 마련하고 다시 모여 으쌰으쌰 할 날을 기다립니다. 


 코로나19상황으로 인해 계획했던 사업의 추진이 어렵게 돼 기운빠져 있을 때, <인권재단사람>에서도 같이 고민해주시며 단체의 필요에 맞게 사업변경이 가능하도록 먼저 제안해 주신 덕분에 새로 내부회의를 거쳐 인권교육활동가들의 생각하기, 글쓰기 훈련을 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덕분에 인권활동가들이 글을 통해 누군가를 자기 경험으로 초대할 기회를 가지게 됐지요.


좋은 글의 조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과정 배우려고, 나의 경험을 쓰고싶어서, 글쓰기 두려워서 미루게된다, 탁월하게 쓰고 싶다, 현장을 담는 글을 쓰고 싶다, 베낀 것 말고 나의 말로 쓰고싶다,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는 밀도있는 글을 쓰고 싶다...

글쓰기 훈련을 원하는 이유로 적어주신 것들이네요.

‘화제/주제/핵심생각에 대해 알고 개요짜기 훈련을 통해 글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 간명한 한 줄 설명이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7회기를 만나는 내내 끙끙대면서도 즐거웠습니다.


 소크라테스대화법 워크숍(1회)과 인권활동가를 위한 글쓰기 기초 훈련 과정(6회)을 통해 

  •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 잘 표현한다는 것, 자기의 생각과 말을 갖는다는 것
  • 생각과 언어의 관계에 대해 안다는 것
  •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다듬는 법
  • 공동체 안에서 동등하게 소통한다는 것을 경험 함
  •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경험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김 
  • 인권에 관한 여러생각과 질문들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

회차가 거듭될수록 요령과 자신감을 얻어 참여자 만족도 높았습니다. 후속활동과 기초글쓰기 다음과정(업무글쓰기, 성명서, 기자회견문, 기고문, 구술사 등)에 대한 요구가 커 사업종료 후에도 온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의견나눔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쓰기 기초 강의 원고와 참여자의 글(초고,퇴고,탈고)을 모아 공유하고 각자 소속 단체 소식지에 싣기도 했어요. 현장을 담아내는 글, 직무에 필요한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가 많아 내년 사업에 심화과정을 추진하려 계획중입니다. 서로에게 이어지고 결국 모든 곳이 인권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바람과 인권실천활동의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글 | 인경 (광주인권지기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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