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돈으로 살 수는 없지만

김대권
2020-12-21

생명을 돈으로 살 수는 없지만,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누군가를 살릴 수는 있습니다


※ 아래의 이야기들은 인권재단사람의 <인권프로젝트-업(up)>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케이스들 중 기억에 많이 남은 사연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K 씨 이야기


K 씨는 우즈베키스탄 국적 여성으로 2020년 4월 13일 고양시 일산백병원에 응급실로 왔습니다. 당시 임신 34주였는데 원인불명으로 조산을 하여 현재 아기는 인큐베이터에 있고, 자가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기는 언제 퇴원할지 확실히 알 수 없었고, 입원한 지 사흘 만에 병원비가 500만 원이 넘게 나왔습니다.

K 씨 남편은 우즈베키스탄으로 2개월 전에 갔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한국에 입국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산 의류 화장품 과자 등을 구입해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파는 작은 무역 일을 하는데, 한 달에 한번 한국을 오가며 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일이 모두 끊겨버렸습니다. 

K 씨 고향에 사는 식구들은 11명이고, 그중 혈액에 문제가 있는 아프신 시어머니가 계셔서 약값과 병원비가 많이 든다고 합니다. 

2015년 처음 한국에 입국한 K 씨는 입국 당시 E-9 비자로 한국에 왔고, 현재 그 비자는 만료되어 미등록 상태입니다. 가구회사에 취업하여 8개월간 일하였는데, 계속 코피가 나고 힘이 들어 8개월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그 후 부천에 있는 조명회사에서 일했는데 3개월 만에 조명회사에 일이 없어 해고되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는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지냈다고 하나, 임신 이후엔 그마저도 할 수 없었습니다. 고국엔 5살 된 딸이 있고 친정어머니가 돌봐주시고 있습니다.

2016년에 아기가 유산된 일이 있어 지금 아기 건강에 대한 염려가 큰데, 본인 병원비와 아기 병원비가 너무 부담스러워 산모인 K씨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인권재단사람의 인권프로젝트업 지원대상이 되어 병원비 일부 부담을 덜게 되었고 아기와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실 수 있었습니다.  


△ <아시아의친구들>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K씨


W씨 이야기


W 씨는 고령의 독거 노인으로, 우리나라에 14살부터 살았으며 대만국적 외국인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당뇨가 심해 당뇨합병증으로 왼쪽 발이 괴사하고 있으나 건강보험료가 밀려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외국인이라 긴급의료비 등 공적부조로 연결도 어려웠습니다.

평소 중국음식점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생활해왔는데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건강까지 악화되어 월세(보증금 100만원, 월25만원)도 밀린 상황이었습니다.

W 씨는 본인도 어려운 처지에 있음에도 틈틈이 어려운 이웃을 많이 도왔다고 합니다. 매월 후원금을 내고 있으며 마을 새마을회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다행히 인권재단사람을 비롯해 여러 이웃들의 도움으로 일산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고 완치된 후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 궤사 중이던 W 씨의 발 모습


H씨 이야기


H 씨는 카메룬 국적의 외국인 남성이고 2015년경에 한국에 왔습니다. 그는 주로 파주 인근에서 폐차장 등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2020년 3월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갔다가 HIV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에이즈 퇴치연맹을 통해 치료지원을 받아 투약을 해왔으나 2020년 6월로 지원이 종료되었습니다. 

본인부담으로 치료제를 구입하려고 하였으나 건강보험도 없는 까닭에 너무 비싸 포기하였다가 <아시아의친구들>로 상담이 연결되어 국립중앙의료원을 통해 치료지원을 다시 받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H 씨가 일하던 직장의 사업주가 근로사실 확인을 해주길 꺼려하자 자포자기한 H 씨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권재단사람과 국립중앙의료원 사회사업실 등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6개월분의 치료제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 국립중앙의료원에서 H 씨



글 | 김대권, 이윤정 공동작성 (아시아의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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