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온]아랍/난민여성들의 마음치유 : 아로마테라피 워크숍

박정형
2020-12-17


한국이주인권센터는 2018년 4월 아랍/난민 여성들의 오아시스 쉼터 ‘와하’를 개소하여 아랍/난민 여성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와하는 아랍어로 ‘오아시스’라는 뜻입니다. 또한 한국어로 ‘와하!’는 즐거움과 에너지를 나타내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아시스처럼 지친 마음을 쉬고 에너지를 충전해서 다시 ‘와하!’ 힘찬 삶을 살자는 중의적 의미로 ‘와하’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아랍/난민 여성들은 아랍권과는 서로 다른 문화, 언어의 다름, 불안정한 체류지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성들은 서로의 힘듦을 이해하며 정보를 주고받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도우면서 한국에서 생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부분(한국의 여성들도 그러하듯)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으로 버텨내면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돌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는 인권재단 사람의 ‘인권프로젝트 온’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여성들의 마음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수단으로 ‘아로마테라피’를 선택하였는데, 아모라테라피 워크샵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힐링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아로마를 공부하는 ‘학습과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마음이 투여된 ‘나만의 향수’라는 결과물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기 효과와 뿌듯함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  아로마테라피 워크샵 모습


총 18명의 아랍/난민 여성들과 함께 아로마테라피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아로마의 향과 그 의미에 대해서 배우고, 향에 대한 기억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나의 현재 상황과 마음에 맞는 향을 찾아서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래는 2개의 팀이 각각 5회의 워크샵을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참여자들을 좀 더 세분화하여 4개팀이 3회의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아로마 테라피 워크샵 수업 일수가 줄어들어 미쳐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은 후속 워크샵을 통해 진행하였습니다. 아로마테라피 워크샵에서는 향에 대한 배움과 마음 들여다보기 및 힐링에 집중하였고, 후속 워크샵에서는 아로마테라피 워크샵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과 냄새에 대한 서로의 기억과 추억들을 조금 더 자유롭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향’과 ‘냄새’에 대해 우리가 나눌 수 있는 너무 많은 기억과 공감대들이 있다는 것에 사뭇 놀랐습니다. 특히나 아랍지역은 한국보다 더욱 다양한 향신료와 향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기억들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억’은 선주민 이주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이렇게 아로마테라피 워크샵, 그리고 그 후에 이뤄진 후속 워크샵을 통해 배우고 나눴던 이야기들은 ebook 책자로 제작하여 기관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였고 난민/이주 관련한 단체들의 네트워크에 배포하였습니다. 


향기나는 에너지 파워업 보고서 열람하기


향과 냄새에 대한 여성들의 다양한 경험과 마음의 이야기들을 드려다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주 여성에 대한 공감대가 조금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수업 시간 중에 아로마 향을 맡으면서 숨을 깊게 들이마쉬고 내쉬며 명상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후에 왜 눈물이 났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마음속의 행복함, 걱정, 두려움이 함께 느껴졌기 때문인 거 같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얘기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뜻깊었다고 합니다.


여성들에게 이번 워크샵은 또한 단순히 ‘힐링’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이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학습과 배움’의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 어디에서 아로마를 살 수 있는지, 소품들은 어떻게,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악세서리가 아닌 앞으로의 자신들의 미래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진지한 마음을 듣고 나니 수업을 단순히 마음 치유로만 접근했던 지점이 있었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후속 워크샵을 하면서 전반적인 이번 활동에 대한 의견들을 나눴는데, 모두들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특별했고, 아로마 테라피와 향수에 대해 배우고 만들었던 이번의 시간들이 너무 의미있었으며, 한단계 더 나아가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시간들을 갖게 해준 인권재단 사람 <인권프로젝트 온>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 저희의 ‘향기나는 에너지 파워업’ ebook 보고서를 읽으면서 오감으로 힐링했던 우리의 치유와 배움의 시간들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획_ 한국이주인권센터 www.wahha.net

아로마테라피 진행_ 힐드아로마테라피 현지연 chagall-h@hanmail.net

협력_ 와하 커뮤니티

통역_에니아지파티하, 알콜레이디 나자트 외

글_ 박정형

ebook 제작_ 디이피아 www.diypia.com

후원_인권재단 사람



글 |박정형 (한국이주인권센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