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020년 한국의 난민인권 현황

고은지
2020-12-15


매년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 입니다. 세계 난민의 날은 난민협약의 의미와 가치를 재확인하고, 난민 권리의 보호라는 국제 사회의 책임을 전세계가 공유하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도 매년 6월 20일 난민의 권리 신장과 한국의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다양한 캠페인이 있어왔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매년 난민의 날을 맞이하여 법무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국내의 난민 현황 및 정책의 문제를 분석하여 제도개선을 시민분들과 함께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통계에 따르면 한 해간 총 15,452건의 난민신청이 있었으며, 그 가운데 79명만이 난민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그 중 재정착난민 37명을 제외하면 실제로 심사를 통해 인정받은 사람은 단 42명에 불과하여, 제도 시행 이래 사상 최저의 인정률인 0.4%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EU 평균 난민인정률 33%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이에 난민인권센터는 시간이 흐를수록 최악을 치닫는 난민 심사와 정책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잘 개선할 수 있을지, 또 올해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여 어떻게 캠페인을 기획해야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현재 국내 난민정책의 가장 큰 공백중 하나는 신속심사로 인해 발생하는 인권침해입니다. 즉, 심사 인정률이 낮아지는 것 뿐만 아니라 심사 적체가 심화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신속심사’ 정책이 법무부가 직접 난민을 ‘가짜’로 예단하여 면접을 조작하는 사건으로 불거지며 수많은 인권침해를 발생시킨 것입니다.


이른바 '법무부 난민면접 조작사건'이 언론을 통해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난 지 벌써 3년 해 째가 되었습니다. 2016년 이후로 과반수 이상의 난민신청자가 사실상 제대로 된 난민 심사를 받지 못한, 가장 기초적인 토대마저 무너진 난민 심사 정책 운용의 상황과 이에 대한 시정요구 조차도 묵살하는 일련의 과정을 목도하며 어떻게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문제제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을 해왔습니다.


이에 심사 인권침해 문제 중 중대한 사건인, ‘법무부 난민면접조작사건’과 관련하여 2018년 이후 사건에 대해 문제제기 되어온 일련의 과정과 이를 통해 책임자 징계· 피해회복 방안, 일부 난민심사제도 개선 등 법무부의 움직임을 이끌어 낸 과정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작 사건에 대해 전후를 모르는 그 누가 보아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언제든지 이 이슈에 함께 목소리를 모으고 연대해주실 수 있는 분들을 모으는 것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여 온라인으로 자료집을 효과적으로 배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 소책자 형식으로 통합해서 편집한 난민인권센터 통계자료집
△ 2016년 이후부터 2020년 6월까지 법무부가 주도한 면접조작과 관련하여 발생한 일련의 사건과 자료 모음



2020 난민인권센터 통계자료집 열람

법무부 난민 면접조서 조작사건 열람


그 이외의 통계 자료집의 경우, 유튜브 컨텐츠 제작에도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향후에는 다양한 시민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처음 난민 이슈를 알게 된 시민분들도 쉽게 난민 이슈를 이해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온라인 컨텐츠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로 출입국의 문턱이 높아지며 난민신청의 수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심사대기자 수를 기록하며, 심사적체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사 장기화는 불안정한 삶이 장기화되는 상태로 이어집니다. 통계를 숫자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으로 이해하고 읽어내야하는 노력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입니다.


난민이 심사 과정에서 조차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어 제도를 남용하는 사람으로 오인되고 있는 상황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인권재단사람의 반차별 캠페인을 통해 더 이상 면접조작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인권선언 제 14조에 따라 모든 사람이 비호를 신청할 권리를 누리고, 제대로 심사 받아 한 생명으로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대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해나가고자 합니다. 계속 함께 연대해나가요! 지원해주신 인권재단 사람에 감사드립니다.



글 |은지 (난민인권센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