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그 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야릉, 여옥, 지애


#1 인권의 날에 왜 동물권?


반려동물 인구 1,000만이 넘은 한국은 얼핏 보면 동물을 사랑하는 나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 해 10만 마리 이상이 유기되는 데다, 세계 유일의 식용 개농장이 운영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유럽에서 동물 학대를 이유로 금지한 배터리 케이지 닭을 밀집 사육하는 좁은 철장 와 같은 공장식 축산을 99%의 농가가 여전히 사용하며, 전염병이 번지면 산채로 땅에 묻는 일도 여전합니다. 한 해에 닭 10억 483만 마리, 돼지 1,737만 마리, 개 1백만 마리, 소 87만 마리 이상을 식용으로 도살하는 '육식'의 나라가 바로 우리가 사는 곳입니다.


한국의 동물권 단체가 정한 '종차별 철폐의 날'은 고통을 느끼는 모든 존재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인간만큼이나 비인간 동물도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표현하고, 도망감으로써 고통을 회피합니다. 인간이 고통에 공감하는 존재라면, 그 고통으로부터 구조될 권리나 법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인간에게만 주어져야 할까요? 비인간 동물의 고통이 인간이 먹고, 입고, 신고, 몸에 바르기 위해 비인도적으로 사육할 때 발생한다면 어떤가요?


다른 존재의 고통을 내버려 두지 않는 사회는 약자의 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인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장애인, 여성, 아동, 그리고 동물을 위한 진보는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고통과 차별에 익숙해지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은 동물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pixabay


#2 그 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길고 긴 장마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끌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소입니다. 물이 차오르는 축사에서 운 좋게 탈출한 소들은 헤엄쳐 지붕 위에 오르고 산 위로 도망쳤습니다. 사람들은 탄식했고, 가여워했습니다. “자식 같은” 소를 되찾은 주인들은 고마워했습니다. 누군가는 그곳에서 삶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전해 들은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그 이후 살아남은 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축사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동물과 달리 “주인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해피엔딩이 가능할까요?


8월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동물들이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돼지, 박쥐, 천산갑 등 특히 전염병의 원흉으로 몰린 동물들은 이대로 가다간 "모두 절멸"임을 인간에게 경고했습니다. '동물의 탈'을 쓴 작가, 예술가, 활동가들이 대독한 바에 따르면, 돼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병은 나를 통해 왔지만 내가 만든 병이 아니며 나에게서 시작된 병도 아니다. 아주 여러 명의 당신들이 힘을 모아 만든 병이다. 당신들이 구축한 세계에서 수천만 마리의 내가 산다. 병들지 않을 수 없는 곳에, 병들지 않을 수 없는 방식으로."라고 했습니다. 천산갑도 말했습니다. "우리 천산갑이야말로 진짜 피해자입니다. 나무 구멍에 조용히 사는 우리를 끌어내리고 집에 연기를 피우고 숲을 베고… 소문에 의하면 제 살이 정력에 좋고 제 비늘은 용한 약재랍니다." 


#3 채식에 대한 오해


결국 인간의 지나친 육류 소비 때문에 비윤리적인 사육 환경이 유지되고, 전염병이 돌아 살처분하며, 다시 대량 생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음을 직면해 봅시다. 그렇다면 채식하기(탈-육식 하기)는 비인간 동물과 공존하며 살기 위해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실천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채소 음식 사진

ⓒpixabay


그래서 "채식주의자"를 그저 건강한 식생활이나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회식자리에서 오해가 싹트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채식주의자들은 채식으로 매 끼니를 해결하는 것의 어려움보다 외로움이 더 크다고 합니다. 육식이 권장되는 사회에서 채식에 대한 각종 오해와 싸우며 살아야 하니까요. 


이런 오해들 때문에 20~30년 넘게 육식 위주의 식사에 익숙한 사람은 일주일에 한 끼 채식을 결심하기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간이 육식하는 것은 어쨌든 자연스러워 보이고 채식 밥상은 왠지 영양이 부실한 느낌이 들 때면, "오늘 저녁은 삼겹살!" 하게 되는 거죠.


채식 실천을 해보고 싶어도 뭔가 부자연스럽고 불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때, 지금 한국은 ‘육식’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임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이어서 근육질의 동물들과 운동선수들이 어떻게 채식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다큐를 보는 것도 좋겠네요. 


#4 우리 관계, 다시 생각합시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축산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배출량의 14.5%에 이른다고 보고했습니다. 채식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으로도 제시되는 이유입니다. 인간이 변하지 않으면 동물은 물론이고 인간도, 환경도 계속 나빠질 겁니다. 이미 코로나19가 비인간 동물을 먹는 인간의 욕망에서 시작되어 부메랑처럼 인간에게 돌아온 것처럼 말입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에서는 8월 24일부터 30일 종차별 철폐 주간에 "지금 우리의 관계는 틀렸다"라는 메세지를 모토로 연속 세미나와 온라인 동물권 행진을 진행합니다. 이 행사의 취지대로, 우리는 지금 당장부터 성찰하고, 지금 바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기획 ·글  |  야릉, 여옥, 지애

 

8월 25일 종차별 철폐의 날 이미지

디자인 | 다다름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