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청소년이 안전한 사회를 향해

2021 정기공모사업 '인권프로젝트-온'을 수행한 단체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노동안전과 현장실습 정상화를 위한 제주네트워크' 김경희 님의 이야기를 통해 사업을 기획하고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세요.   


○ 단체를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저희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노동안전과현장실습정상화를위한제주네트워크(약칭 노현넷)과 제주평화인권센터가 연대하여 이번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대표단체인 노현넷은 2020년 창립한 따끈따끈한 단체입니다. 2017년 제주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 학생이 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안타까운 죽음이었고, 제주에서는 이민호 학생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한 활동으로 2020년 노현넷을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활동을 벌여온 지역대책위를 해소하면서 후속단체로서 창립 되었구요. 현재 이민호 학생의 가족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번 사업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체의 명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희는 노동자의 노동안전과 현장실습생의 안전을 위해 현장실습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시기에 발족한 단체이고 회원 수의 한계가 있다 보니 단체의 재정 운영의 어려움을 겪어 여러 지원사업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저희처럼 경험이 없는 단체에는 지원이 잘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번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던 중 인권재단사람에서 정기 지원사업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 노동인권과 관련된 의제가 저의단체의 활동의 방향과 맞다고 생각이 되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인권 중에서 ‘청소년 노동안전 지킴이’라는 사업을 기획하게 된 것은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제주지역의 청소년 노동인권실태를 조사하고, 당사자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진행 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구체적인 활동내용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찾아가는 노동상담소”입니다. 이를 위해서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청소년 노동인권 상담자로서 알아두어야 할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상반기에 6회, 하반기에 3회를 진행하면서 기초를 쌓는 시간이 되었지요. 

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캠페인은 7월이 되어서야 가능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었지만 정상적으로 등교를 하는 때였고, 오랜만에 청소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니 중학생, 고등학생 할 것 없이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했습니다. 청소년 참여프로그램으로는 앙케이트 조사와 과일맞추기 퀴즈 코너 등이 준비되었구요. 참여하는 청소년과 퀴즈를 맞추는 청소년에게는 꼬마곰 젤리와 사탕등 기념품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하반기에는 故이민호 학생의 4주기 추모행사 공간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에 “제주청소년 노동인권 수첩”도 발간되어 자리에 함께한 청소년들에게 함께 나눔도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청소년 네트워킹 동아리 추진”사업이었습니다. 사업의 초반에 “아! 이 사업은 쉽지 않겠구나!”라는 감이 왔습니다. 청소년을 만날 기회조차 없었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주변에 청소년들이 많이 있는 단체들을 시작으로 면담 약속을 잡았습니다. 해당 단체에서는 어떤 사업을 청소년들과 하는지, 우리 단체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찾아가기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이를 지원하고 함께하는 단체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애초 한 차례 기획되어 있던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총 4차례까지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하면서 해당 단체의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수인원이더라도 청소년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 찾아가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하고 간담회를 통해 대화를 하면서 청소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청소년을 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고 가깝게 인사하는 청소년들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는 “제주지역 일하는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사업이었습니다. 제주에서는 횟집이나 고깃집에서 쉽게 청소년들이 교복을 입고 알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그들의 노동 실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중소영세사업장이 대다수인 제주에서 일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인 것이 당연합니다. 그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청소년과의 인터뷰를 잡는 것이 가장 큰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통해서도 알아보기는 했지만 마땅한 인터뷰 당사자가 없었습니다. 고민을 하며 “페이스북 광고를 하자”고 회의 때 결정이 되었고 일주일 동안 5만원여를 들여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광고 시작 후 하루 이틀이 지나자 페이스북 메신저로 알바경험담을 들려주겠다는 지원자들이 연락이 왔습니다. 일주일만에 15명 가량의 지원자가 몰렸고 이중 10명의 청소년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고1때부터 과일상자 접는 알바부터 시작했다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은 “알바하는 곳과 집이 조금 떨어져있는 것이 좋다. 2~30분정도 버스를 타고 오면서 알바하면서 안좋은 기억을 터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없으면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에게 감정을 옮기고 그런 날은 최악의 날이 되어 버리니깐”이라는 취지의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눴지만 그가 다 옮기지 못했던 아르바이트의 경험이 내용이 어땠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취합한 인터뷰 내용은 “2021 제주지역 일하는 청소년 인터뷰 사례집”으로 발간되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 이번 사업의 성과는 무엇인가요?

 먼저 내부적인 성과는 노현넷은 이번 ‘제주청소년노동안전지킴이 사업’이 노현넷의 이름으로 하는 거의 처음의 사업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고 이민호 학생의 사망사건이후에 약 2년 동안 지역대책위의 이름으로 진상규명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새롭게 단체가 만들어지고 처음으로 1년을 꽉 채우는 사업을 진행하는 연도였기 때문에 조직내부적인 회의체계등이 자리를 잡아가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서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부담을 놓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주지역에서 노동안전과 청소년노동인권을 의제로 활동하는 단체로서 기존의 청소년단체와 노동단체들과의 연계사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사업이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거창한 사업은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 초석이 되는 사업으로 올해 축적된 데이터가 매해 거듭하여 업데이트 되는 활동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노현넷이 더욱 더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겠지요.


○ 마지막으로, 사업 이후의 활동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제주 청소년 노동안전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하던 중에 10월 초 여수에서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연히 막을 수 있었던, 막아야 했던 죽음이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너무나 분통 스럽고 한스럽습니다. 현장실습생의 안전의 문제는 전체 노동현장의 안전의 문제와 함께 이야기 되어야 합니다. 현장실습제도만을 고쳐서는 안전은 절대 담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제주지역의 안전만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체 한국사회의 변화가 있어야만 노동현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노현넷도 청소년노동안전지킴이 사업의 취지를 더욱 발전시켜 현재의 현장실습 제도를 정상화 하고, 노동자의 노동안전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제주청소년 노동인권 수첩과 제주지역 일하는 청소년 사례집은 노현넷 홈페이지(개설준비중)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홈페이지 개설 이전에는 이메일 (nohyunnet@daum.net) 을 보내 주시면 파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인권재단 사람의 뉴스레터 '읽는사람'을 구독하고

인권의 관점으로 세상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