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임팩트와 함께한 

<임팩트 그라운드> 1년을 돌아보며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를 만날 기회들이 종종 있습니다. 일정이 정해지면, 인권재단 사람 소개 자료를 준비하고, 쉽고 간결하게 사업을 제안하기 위해 예행연습을 해 봅니다. 거절 당하더라도 허탈감을 느끼지 않게, 헤어지는 순간까지 신뢰감을 주기 위해 자기최면을 걸기도 합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데 두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긴장도 되고, 혹시 말 한마디에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매번 살피게 되는데요. 


인권재단 사람 활동을 설명하려고 하면, 자꾸 말이 길어집니다. 인권활동가들의 마음돌봄 · 쉼과 재충전 사업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려면, 인권활동가가 누구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왜 후원이 필요한지부터 설명해야 하니까요.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을 직접 지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다르게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을 권리를 가진 주체로서, 사회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로서 설명하다 보니 후원 제안이 쉽지 않습니다. 국가와 기업에게 인권의 책무를 요구하는 활동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겠지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인권재단 사람과 파트너가 되겠다고 하는 기업이나 재단을 그동안 찾기 어려웠습니다. 성공보다 실패의 경험이 더 많았고, 시간이 갈수록 체념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21년,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가 가치 있는 사회변화를 만드는 혁신조직으로 인권재단 사람을 추천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드디어 우리 재단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곳이 있구나’ 하는 마음에 정말 반가웠습니다. 동시에 다른 중간 지원조직들과 지원방식이 다르다고 느껴져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있었던 거 같아요. 사업이 아닌 조직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지원한다는 걸 알고 나서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커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기대와 의심을 품으면서도, 임팩트 그라운드 사업은 인권재단 사람이 꿈꾸는 사회변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이를 통해 그동안 하지 못한 사업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인권단체 인큐베이팅 사업, 새로운 인권 의제 찾기, 뉴스레터 <읽는 사람> 확대 개편, 인권재단 사람 리브랜딩 등 어쩌면 재정적 부담으로 꿈꾸지 못했을 사업을 2022년 과감하게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또한 브라이언임팩트재단과 함께 미래 여정을 그리며, 5년 후, 10년 후 인권재단 사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활동의 중요한 파트너는 사실 개인 후원자들입니다. 인권의 가치가 뿌리 내리는 사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후원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더 많아져야 인권운동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인권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지원사업을 더 많이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브라이언임팩트와 같이 인권재단 사람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지지하는 파트너기관들이 더 많아진다면, 사회적 약자 · 소수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는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고, 변화의 구심점으로서 인권활동가들은 더 뜨겁게 활동할 것입니다.  


2023년, <임팩트 그라운드> 2년 차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실패의 두려움을 딛고, 성과를 조금씩 만들어가야 할 시기입니다. 지원을 넘어 연결로, 버팀목에서 인권운동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구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롭게 짓는 인권센터에 인큐베이팅 단체가 입주하고, 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권 콘텐츠가 디지털 환경에서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새로운 인권 의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입니다. 그 어느 해보다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인권재단 사람이 브라이언임팩트와 함께 우리 사회에 어떤 임팩트를 만들어낼지 많은 분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파트너기관으로 함께해준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민석 인권재단 사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