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인권활동가들
주변에서 활동을 그만두는 활동가들의 소식을 자주 듣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2019)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인권단체가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단체일수록 활동가 한 명이 감당해야 할 업무는 너무 많고, 그래서 잘 쉬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회문제의 한 가운데에서,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스스로 돌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가 쉬면 동료가 더 많은 일을 하게 될것 같아서 쉬는 것도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인권활동가로서의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면, 어려운 조건을 받아들이고 희생을 감수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요. 그러나 인권 활동이 처한 조건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인권 활동가들의 사회적인 역할과 기여를 존중하는 사회라면, 이러한 희생을 당연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권 활동의 구조적인 문제가 단기간에 변화되긴 어렵습니다. 활동가 개인이나 몇몇 단체의 노력으로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고, 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권재단사람은 인권활동가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지원을 해왔습니다. 인권활동가의 쉼과 재충전을 위한 사업, 3인 이하 인권단체 소속 활동가의 복지 기반을 만드는 사업, 단체의 재정 운영을 돕는 사업, 그리고 추석선물 나눔 캠페인까지 우리가 운영하는 지원사업은 모두 활동 조건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2020년에는 활동가들이 자신을 돌보고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 건강 지원사업’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