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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활동가 H의 하루
    • 작성일
    • 2020-03-18
    • 조회수
    • 1175
  • 2월 2X일 | 확진자가 발생했다

    자립생활주택에 사는 장애인과 활동지원사들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열에 일곱은 대구에 산다.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데 중증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을 혼자 격리되게 할 수는 없다. 정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함께 생활할 활동지원사를 찾아보았다. 결국 자가격리 대상자인 활동가가 장애인과 함께 격리되기로 했다. 당장 쓸 의료 물품과 생활 물품이 필요하다. SNS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지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고 주변에 수소문한다.

    3월 0일 | 지원 물품이 도착하고 있다

    마스크, 손소독제, 체온계, 라면, 간편식 등이 담긴 상자가 하나둘 도착한다. 전국 곳곳의 시민들과 기업, 공공기관에서 요청에 응답한 것이다. 어제 기부자들이 직접 전달해준 물품 상자들과 함께 두었다. 기부한 곳들에 보내기 위해 인증사진도 찍어둔다.

    3월 0일 | 사람도 시간도 부족하다

    회의를 열어 물품 전달 계획을 세웠다. 장애 특성이나 생활 조건에 따라 필요한 물품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김밥이나 빵처럼 보관기관이 짧은 것은 우선 배달해야 한다. 운전은 누가 할지, 차량은 어디서 구할지, 배달하는 활동가들은 식사를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은 더 많지만 회의를 서둘러 마친다. 기존에 하던 일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전화벨이 계속 울린다. 안부 전화와 취재 전화, 기부를 문의하는 전화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빠르게 줄어든다.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만도 벅차다. 사람도 시간도 부족하다.  

    3월 0일 | 포장, 배달, 확인 

    수북하게 쌓인 물품을 나누고 개별 포장했다. 포장도 배달도 보통일이 아니다. 급한 대로 인력을 모아 진행하고 있다. 자립생활주택 장애인들의 건강 상태도 모니터링해야 한다. 아직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한 장애인이 있어 선별진료소에 재차 확인했다.

    3월 0일 |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오전 일찍 빌려둔 차량에 물품을 싣고 조를 나눠 출발한다. 활동가들이 사용할 마스크, 손소독제와 장갑도 챙긴다. 배달 장소에 도착해 문 앞에 물품을 두고 거주자에게 연락한다. 대면하지 않고 물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법과 외출 시 유의점도 안내한다.

    배달을 마치고 밥을 먹으려 했지만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어렵다. 사무실에 와서 도시락을 먹는다. 오후에도 남은 물품을 전달하러 가야한다. 이제 확진자가 10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부족한 지원 체계가 정비될 때까지 빈틈은 여전할 것이다. 이 물품들이 불안정한 일상에 작은 힘이 되기만을 바란다. 

    ※ 이 글은 코로나19 이후 대구지역 장애 인권활동가들로부터 받은 제보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진: 대구 장애인지역공동체 제공)


    장애인 곁의 인권활동가를 지원하는 긴급모금액이 1,400만원을 넘었습니다. 인권재단사람은 앞으로 3일 더 모금을 이어갑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장애인 곁에 서기를 멈출 수 없는 인권활동가들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참고 기사] “코로나19 확산, 정부 할 일 대신하는 장애인 단체”, 《뉴스민》, 3월7일. 


    [참고 기사] “코로나19 확산지 대구, 정부 공백 메꾸는 장애인 활동가들”, 《비마이너》, 3월10일. 


    [참고 영상] “코로나19 보다 더 무서운 자가격리...장애인이 겪은 공포의 2주”, 《스브스뉴스》, 3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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