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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 - 법인스님
    • 작성일
    • 2018-11-02
    • 조회수
    • 83
  • [人터뷰]
    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   
    _법인스님  




    지난 여름에 보내드린 소식지 이미지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해남 대흥사의 일지암에서 여유롭게 쉬고 있는 활동가들과 한 스님의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인권재단사람의 이사인 법인스님입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스님과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법인 스님은 중학교 때 절에 갔다가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는 법문을 듣고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출가 후 문예지에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이내 문학을 접고 경전 공부와 수행에 몰입했습니다. 수행자의 역할에 대한 탐구는 사회과학 서적 탐독으로 이어졌고 인권재단사람의 이사뿐만 아니라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맡으며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권은
    “「법구경」에 ‘모든 생명은 죽임을 두려워한다. 모든 생명은 채찍을 두려워한다. 이 일을 나에게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게 인권선언이라 봅니다. 그리고 논어에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 있습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부당한 폭력과 수탈을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평소에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나의 능력과 노력으로 살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1차적으로 돈을 주고 사는 것 같지만, 실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우리가 연결되어 살고 있습니다. 나 혼자 살고자 하면 나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이것이 인권의 기본입니다. 모든 운동은 보편적이고 단순한 사고방식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남에게 이타적인 것이 결국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타적 이기적인 존재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을 도와줍니다. 세월호 현장에 가보면, 멀리서 온 사람들이 서성이며 ‘이렇게라도 한번 와 봐야 편해진다.’고 합니다. 남을 위해야 내 마음이 편해지고 남에게 못된 짓 하면 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지 않고 말하는 것 
    “모든 운동은 나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사회에 중요한 게 재미입니다. 옳은 일과 좋은 관계는 즐거운 운동이 될 때 가능합니다. 활동가들 사이의 신뢰와 애정이 쌓이면 무슨 일이든 가능합니다. 지향하는 철학 방향도 좋지만, 먼저 일상생활에서 서로 만나는 게 즐거워야 합니다. 내가 정직하고 욕심이 없고 집착이 없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일하면서 조그만 차이에 예민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말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사람의 사소한 태도와 표정에서 존중과 배려가 배여 있어야 합니다. 운동은 논리와 설득과 저항으로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우리의 가슴입니다. 활동가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세상을 분석하고 비판하는데 길들여져 사람들을 때로는 멸시하거나 혐오하는 건 아닌지, 나아가 인권침해자들을 미워하지는 않는지 말입니다.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누구를 존중하는 사람이 될 것으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품어야 합니다. 나쁜 일을 했다고 배제하고 탈락시키지 말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남을 미워하고 분노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민운동은 모든 시민의 인격적 성숙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기부의 의미
    “돈에 대한 흐름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노숙자 개인을 도와주면 그의 배를 채워주지만, 노숙자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비정규직, 회사의 부당한 갑질, 양극화 현상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잘못된 법과 관행, 제도를 고치는 곳에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돈의 흐름은 그 쪽으로 갑니다. 돈을 보다 지혜롭게 쓰려면 노숙자가 생기지 않도록 구조적, 근본적인 곳에 사용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아니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돈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쓰임새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돈을 가지고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죽도록 일한들 그것의 행복은 얼마나 가겠습니까? 그렇지만 어떤 청년이 유럽여행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행을 한 달 갔다면 그는 여행하는 동안과 그 이후로도 행복할 것입니다. 돈은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나와 이웃에게 행복을 줍니다. 이럴 때 돈은 도(道)가 되는 것입니다. 인권재단사람에 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