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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 강곤(인권기록활동가)
    • 작성일
    • 2017-10-16
    • 조회수
    • 107
  • [인터뷰]


    내가 글을 쓰는 이유


    _인권기록활동가 강곤

     




    이번호는 인권재단 사람에서 상근자로 활동했던 후원회원 강곤님을 만나봅니다. 재단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한 그를 통해 인권재단 사람의 내일을 열어보고자 합니다.

     

    인권재단 사람과의 만남

    강곤님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3년 동안 대외협력 간사로 활동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투쟁, 과거청산, 반인도적 범죄 공소시효 배제 특별법 제정 운동 등을 통해 인권활동가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노동통일시민운동이 운동의 전부인 줄 알았던 그에게 인권운동은 새로운 만남이었습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처음 만들어진 때라 인권운동의 연대가 활발하던 시기였습니다.

    “2005년 인권재단 사람 설립과 동시에 인권잡지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을 만든다고 해서 함께하자는 제안이 왔습니다. 잡지를 처음 만들 때는 박래군, 김칠준, 이묘량 활동가 세 명이 있었죠. 잡지는 서현주 씨라고 외부편집자가 도와주는 시스템이었고요. 저는 잡지담당자로 들어와 편집기자로 활동하다 2009년에 용산참사가 터지면서 박래군 활동가가 수배되고 편집장 활동을 못하게 되자 제가 그때부터 편집인이 되었습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그는 민변에서 활동하기 전에 지역신문 기자로 잠깐 일하기도 했습니다. 신문 기사를 쓰는 것과 달리 인권잡지는 유명인이 아닌 인권침해당사자나 인권활동가를 인터뷰하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문예단체 삶이보이는 창에서 하는 르포 문학교실에 수강하고 거기서 만난 이들과 함께 <우리들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줘>라는 르포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르포는 흥미로운 작업이죠. 용산참사를 다룬 <여기 사람이 있다> 같은 책을 내면서 인권 운동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아이들이 어려서 활동이 어려웠지만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그런 활동에 전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르포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가 활동하는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의 책 <금요일은 돌아오렴> 5`18 문학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다시 봄이 올 거예요>가 만해문학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기록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밀양을 살다>라는 책을 기획하고 출판 보도자료를 쓸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전부터도 <밀양을 살다> 원고의 교정`교열을 하면서 책상 앞이 아니라 현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세월호 참사를 보며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작가기록단에 참여하면서 현장과 결합하게 되었습니다. 르포, 인터뷰 작업을 통한 기록이 제 관심사인데 둘 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는 선입견이 있기도 해서 출판 쪽에서는 시장성이 없다고들 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의미 있는 기록, 책의 수명이 짧아지는 시대에 오래 읽힐 수 있는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다양한 인권운동의 삶

    강 활동가는 인권재단 사람의 편집인을 거쳐 출판사 편집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민들레(국가폭력 피해자와 함께하는 모임)”에서 반상근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시절, 탈북자 조작간첩사건에 대응하는 일을 주로 하는 곳입니다.

    탈북자가 한국에 들어오면 국정원의 북한이탈주민보호소에서 순수한 탈북인지 아닌지 조사하고, 간첩으로 조작되면 바로 구치소로 갑니다. 법정에서 무죄를 받고 나오면 하나원(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을 들리지 않고 바로 한국사회에 내던져 집니다. 주민등록번호도 없으니 휴대폰도 만들 수 없죠. 그래서 이들을 위해 숙소를 마련하고 정착을 지원해주면서 단체가 만들어졌죠. 이외에도 국정원을 감시하고 피해자의 재심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 외에도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에 참여하며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고, ‘이내창 기념사업회의 의문사 유가족 아카이브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권운동연구소 창에서 진행하는 한국 인권운동역사정리를 도와주며 다양한 인권활동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재단의 미래를 보는 창

    “6년 동안 인권잡지를 만드는데 모든 에너지를 다 쓴 느낌이어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리고 곧 잡지도 폐간되었죠. 하지만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은 기록의 중요성에 미약하게 기여를 했고, 재단이 건물을 짓고 센터가 설립되는데 잡지의 폐간이 조금이나마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요.(웃음) 그때는 인권재단 사람이 존립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시기였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고 재단의 지속가능성은 충분히 만들어졌다고 봐요.”

     

    그는 재단의 미래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충고를 합니다.

    앞으로 재단은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인권운동이 한편으로는 대단히 유연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직되어 있다고들 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인권운동이 갖고 있는 비판성을 잃지 않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지자체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어떤 모드를 취할 지 재단이 앞서서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사태와 함께 청문회 자리에 온갖 혐오발언이 난무하는 상황입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인권의식과 민주주의가 그만큼 전반적으로 후퇴되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에서 인권운동은 어떻게 싸울 것인가? 차별금지법 제정만으로 될까, 그런 고민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실무적인 것 하나 말씀드리면, 재단 소식지를 만들 때 대학생들 같은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젊은 사람과 대중들을 만나고 같이 호흡하는 장으로 소식지를 기획해보는 거죠. 재단은 단체와는 다른 결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재단을 후원하게 된 계기요? 저는 재단을 그만두면서 시작했는데 여러 인권단체들을 모두 후원할 수 없으니(물론 몇 개 단체는 하고 있지만) 재단을 통해 인권단체들을 후원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죠.”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줘”,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후마니타스, 2008

    여기 사람이 있다”, 철거민의 삶, 오월의 봄, 2009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마”, 탈시설! 문제 시설이 아닌 시설 문제를 말하다, 삶창, 2013

    밀양을 살다”,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편의 아리랑, 오월의 봄, 2014

    벼랑에 선 사람들”,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 오월의 봄, 2014

    금요일에 돌아오렴”,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창비, 2015

    다시봄이 올거에요”,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창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