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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 [박래군의 사람살이] 65번 째 포스터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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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번째 포스터를 보내며
    _ 박래군(인권재단 사람 소장)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따뜻한 겨울은 이미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은 예감이 며칠 사이에 부쩍 듭니다. 계절도 계절이지만 우리네 살림은 더욱 어려워만 가고 있어서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겨울 더불어서 따뜻하게 지낼 방법은 없을까요?

    모두가 함께 했던 후원의 밤

    지난 11월 15일, 세계인권선언 70년 기념 후원의 밤 행사를 잘 마쳤습니다. 대방동의 서울여성플라자까지 160명도 넘는 분들이 직접 찾아와 주셨습니다. 우리는 최대 150분 정도 오실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했는데 나중에 오신 분들에게는 기념품도 못 드렸습니다. 

    후원의 밤에 오신 분들을 행사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대하자면서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15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든 분들을 20분 내에 소개했습니다. 우리 재단만의 독특한 철학을 선보인 거죠. 일부 유명 인사들을 소개하고 축사를 듣는 방법보다는 그 자리의 주인공인 모든 분들을 전부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시간 내에 마쳐서 전체 행사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모두 소개하게 되니 우리 재단이 이전과는 훨씬 많은 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기부자들과 연결되고 있음을 모두와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돈 많은 기부자는 없어도 우리 재단에 꾸준히 후원하는 소중한 분들과 함께 한다는 분위기, 그래서 유난히 더욱 따뜻한 후원의 밤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참가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순서도 좋았고요. 우리 재단이 꼭 필요한 이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저와 재단 구성원들은 서로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겨울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추울 때는 그날의 따뜻한 분위기를 떠올리겠습니다. 

    아직은 축하할 수 없는 자리

    지난 11월 23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 17주년 기념식에 초대받아서 축사를 하고 왔습니다. 17년 동안 저는 인권위 설립 기념식에 가지 않았거나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인권위를 만들기 위해 한겨울 노숙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던 인권활동가들은 막상 인권위가 설립될 때는 배제 당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인권위의 이런저런 행태들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던 상황이어서 그러기도 했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는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망가져 버려서 그렇기도 했습니다. 

    그런 자리에 초대 받아서 축사를 하려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올해가 세계인권선언 70년이기도 해서 더욱 그런 것인지 모릅니다. 인권위원장도 바뀌었고, 그에 따라서 과거 적폐를 청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축하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새로운 조건 속에서 인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이런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비참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한반도는 전쟁 분위기에서 평화로 가는 길을 열어가는 중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국내의 인권개선에 진전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전혀 그렇지를 못합니다. 가난한 이들은 고시원 쪽방에서 화재로 죽어나가야 하고, 그렇게 죽은 이들 중에는 가족들과의 연결이 끊어진 이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통계, 한편으로는 가진 자들의 부는 늘어나기만 하는, 가속도가 붙은 양극화의 심화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중에 터져 나온 사립유치원 문제는 복장이 터지게 만듭니다. 국가의 지원금이 사립유치원장의 명품 백과 그 가족들의 고액의 월급 등으로 유용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기름만 비친 고깃국으로 대표되는 너무도 빈약한 식단으로 나타났습니다. 누군가의 부정과 비리는 이렇게 약자들의 권리의 박탈로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을 보고도 반성은 않은 채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몰염치에, 맘이 편치 않습니다. 어디 그런 일이 하나둘이 아니지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깊은 반인권 구조와 체계를 어떻게 혁파해가야 하느냐 하는 과제를 안고 세계인권선언 70년을 맞게 되는 거지요. “공포와 궁핍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에 대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더욱 멀어져만 갑니다. 보다 깊은 고민과 대안 모색이 필요한데 그런 인식이 이번 기회에 자리 잡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생존의 위기를 넘어서 보다 존엄한 삶을 바라보는 세상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런 꿈을 다시 확인합니다. 

    65번째 포스터를 보내며 

    이번을 마지막으로 종이로 만드는 뉴스레터는 막을 내립니다. 포스터형 뉴스레터가 많은 분들에게 환영을 받았고, 그렇게 낸 65호만에 접게 되었습니다. SNS가 대세인 시대에 맞는 온라인 뉴스레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새롭게 준비해서 기부자 여러분을 만나 뵙겠습니다. 

    65호가 나가는 동안 거의 예순 번 정도 <사람살이> 코너에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저의 글이 회원 여러분께 어떻게 다가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결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정성껏 쓰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어 부랴부랴 썼던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는 온라인 뉴스레터를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후원회원, 그리고 기부자 여러분의 호응과 지지가 있어서 우리 재단은 뉴스레터 65호를 내는 5년 5개월 동안 훨씬 더 많이 성장했고, 인권단체들의 좀 더 든든한 벗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발걸음을 더욱 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따뜻하면서도 보다 가까운 온라인 뉴스레터가 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올 한 해 많은 일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저희 재단과 함께 해주신 점,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2019년에도 보다 가까워지는 재단, 보다 따뜻한 재단이 되겠습니다. 새해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이정수 2018/12/08 04:55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