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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의 어둠 거두어 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 2월 22일 제5차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 유해발굴 개토제 및 발굴조사(충남 아산)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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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의 어둠 거두어 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 2월 22일 제5차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 유해발굴 개토제 및 발굴조사를 다녀와서
    날이 좋았다. 모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져 유해발굴 개토제를 하기에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 아산시 배방읍 산 86-1. 우리는 천안아산역에 내려 개토제가 열릴 설화산의 이 주소지로 이동하였다. 차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 도착하니 이제 막 개토제가 시작한 참이었다. 지난 2017년 11월 시굴조사 때 유해가 발굴된 곳에서 개토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추모 춤사위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서야 깨달았다. 저 주소지는 "60년의 어둠"이 서려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충남 아산지역에서는 1950년 9월에서부터 1951년 1월에 걸쳐 인민군 점령시기의 부역혐의와 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민간인 800여명 이상이 적벌한 절차 없이"(<제5차 유해발굴 공동조사 자료집>, 8쪽) 온양경찰과 우익청년단체들로부터 희생되었다.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설화산 일대는 온양경찰과 우익청년단체들이 살해한 민간인들이 매장된 곳이다. 이날 개토제를 진행한 유해발굴 공동조사단 안경호 총괄운영은 '눈으로 장관을 이루는 설화산이 피로 얼룩진' 날이라고 그날의 참혹한 모습을 그리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사실이 2017년 11월 시굴조사 시 유해발굴을 통해 확인된 후 2월 22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해발굴에 나서게 되었다. 
    유해발굴 개토제에는 아산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민간인학살 피해유가족들이 모였다. 유가족들은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프지만 이제라도 유해를 발굴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하였다. 유해발굴이 '슬픈 역사를 청산하고 아름다운 역사'를 쓰기 위한 시발점이 되기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한 유가족은 발굴된 유해들은 행자부와 협의하여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옮기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덧붙여 물었다. '남은 흉탄(凶彈)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경찰로 보내야 하는가, 정부로 보내야 하는가. 누구에게 보내야 하는가.' 이 질문은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은 계속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질문의 수신처는 정부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개토제 당일 배포된 자료집의 제목의 일부는 이렇다. "60년의 어둠 거두어 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우리는 신명(晨明)으로 가고 있다. 


    ※ 이 글의 제목은 <제5차 유해발굴 공동조사 자료집>(2018.2.)의 제목에서 가져왔습니다. 
    -- 오정민(우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