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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살이 / 201707] 임보라 목사가 이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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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보라 목사가 이단이라고?

     

    - 박래군(인권재단 사람 소장)


     

    요즘 임보라 목사가 기독교 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인 것 같습니다. 임 목사는 기독교장로회 소속인데, 교단도 다른 예장합동 이단대책위원회가 임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곧 이어 8개 교단이 합동으로 이 일을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요즘 말로 핫한임 목사가 사역하는 교회는 인권재단 사람이 지은 <인권중심 사람>3층에 세 들어 있습니다. 4년여 전 지금의 인권의 집을 지을 때 섬돌향린교회(이하 섬돌)가 같이 입주했습니다. 평일에는 주로 재단이 건물 공간을 활용하고 주말에는 교회가 활용하는 공간 나눔을 실천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얼굴 붉히는 갈등 한 번 없이 잘 살아오고 있습니다. 우리 건물에는 섬돌이 내건 레인보우 깃발이 걸려 있습니다.

     

    레인보우 깃발 걸린 집

    섬돌은 세상의 다른 교회와는 다릅니다. 목사가 일방적으로 설교하고 신도들은 열심히 아멘을 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공동의회에서 목회의 방향과 교회의 일을 정리하고, 운영위원회에서 일상적인 교회 운영 문제를 결정합니다. 여기에 목사는 한 명의 위원으로 참여하지요. 목회자와 신도가 수평적으로 만들어가는 교회입니다. 회의 기록은 신도만이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섬돌 교인들은 예배시간에 어쿠스틱 연주에 맞춰 다 같이 찬송가를 부릅니다. 그리고 함께 드리는 기도를 드립니다.

     

    인도자: 내가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습니다.

    다같이: 내가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습니다.

    인도자: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발밑에서 죽어갑니다.

     

    이처럼 굶고, 집 없고, 힘없는 이들로 향하는 관심은 약하고 작은 생명들에게까지 나아갑니다. ‘이웃과 함께 생명평화 일구는 작은 공동체가 섬돌이 표방하는 모토입니다. 이런 모토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목사와 교인들이기에 사회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과 참여는 당연하지요.

    그 중에는 성소수자 인권옹호활동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임 목사는 차별 받는 성소수자들의 일에 적극 개입해왔습니다. 퀴어퍼레이드에서는 반대 측 기독교 세력들 앞에서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며 하나님께 퀴어 퍼레이드에 나온 이들을 축복해 주십사고 기도를 올립니다. 기독교가 차별과 혐오의 편에 서면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도리어 퍼레이드 주최 측과 퍼레이드에 참석한 이들이 임 목사의 안위를 걱정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퀴어성경을 번역했나 봅니다. 이전의 성경보다 새로운 해석을 담고 있나 봅니다. 이게 임 목사에 대한 8개 교단의 이단성 조사의 직접적인 계기인 듯합니다.

    임 목사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에도 적극적입니다. 이 법안은 10년째 제정이 안 되고 있는데, 차별금지 사유에 성적 지향이 들어갔다고 해서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보수 교단들이 법안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별을 금지하자는 법안을 동성애 허용법이라고 매도하면서 말입니다. 이는 성소수자를 계속 차별하겠다는 입장이자 나아가서 전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에 반대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인해 괴로워하다가 자살까지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도 이를 철저히 외면하는 일이지요. 임 목사는 이런 흐름과는 반대로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를 구성해서 기독교 내에서 이 법의 제정을 위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녀사냥을 거둬라

    임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릅니다. 기독교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고, 캐나다의 한인 목사들은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교회가 성소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진지한 토론이 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고 기독교 내에서 교단 간의 입장이 격화되는 방향으로 사태가 흐른다면 아마도 우리 인권중심 사람 앞으로 임 목사를 규탄하는 이들이 몰려와 시위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좀 시끄럽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예전에도 그랬듯이 그들을 우리 건물에 한 발짝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겁니다. 섬돌과 인권재단 사람이 같이 쓰는 이 집은 인권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인권의 집에는 혐오세력에 내어줄 공간이 단 한 평도 없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임 목사와 섬돌 교인들은 715일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할 것이고, 임 목사는 참가자들에게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고 축도를 할 것입니다. 레인보우 깃발이 휘날리는 현장에 우리 재단 성원들도 함께 하겠습니다. 이번 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입니다. 지금 우리가 바꾸기 위해서 어느 해보다 많은 이들이 서울광장에 나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