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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 사람이 사람에게 #77 지나간 시간은 무엇으로 채울까요
    • 작성일
    • 2020-01-20
    • 조회수
    • 163
  •  2020.1.16 목요일  
    지나간 시간은 무엇으로 채울까요 

    새해 아침을 엄청난 치통과 함께 맞이했습니다. 새벽까지 연말 기분 낸다고 체질에도 안 맞는 술을 잔뜩 마신 후였죠. 몰려오는 잠을 왼쪽 두 번째 어금니가 밀어내면서 "야, 일어나서 어떻게 좀 해봐!!" 하고 소리 지르는듯 했습니다. 

    신정 떡국은 고사하고 진통제에 의지해 하루를 보내고선 출근일 아침 사무실 근처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의사는 제 어금니에 염증이 심해 더는 살릴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치료 후 수년을 아무 탈 없이 버텨주던 녀석인데... 통증이 온몸을 휘감는 사이 별안간 이별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심정이 여간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제 이들은 저의 과거를, 제가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 과거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치과 가기를 정말 싫어하는데요, 주삿바늘이 무섭고 아프다는 건 누구나 하는 핑계이고 사실은 진료대에 누워서 아- 하고 입을 벌리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제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만 같아서 좀 민망하거든요. 방황하며 제 앞가림 못하던 때의 흔적과 이후에 그 시간들을 어떻게든 때우고 다른 것으로 덧씌우려고 애썼던 흔적들까지, 혀끝의 감촉으로도 느껴지니까요. 의사 선생님이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확인할 때면,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과거를 콕콕 끄집어내는 것만 같아서 얼굴이 다 붉어지는 겁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진료대에 누워있자니 속도감 있게 미래를 구상하지 못했던 지난 날들, 이전에 활동하며 느꼈던 실패의 기억들, 활동가 아닌 다른 삶과 갈팡질팡하던 순간들이 어금니 밑에 숨어 있다가 새해특집으로 튀어나옵니다. (아파서) 찔끔 흐른 눈물을 닦는데, 상한 이가 아니라 지나간 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애꿎은 이를 잃고서야 스스로를 바로 볼 용기가 조금 생겼나봅니다.

    빠진 이는 임플란트로 채운다지만 지나간 시간은 무엇으로 채울까요. (유산슬이 노래라도 불러주면 좋겠네요...) 텅 비어 보이는 자리를, 그때의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올해의 과제처럼 슥 다가옵니다. 그러려면 남은 이들과 앞으로의 시간을 더 잘 보듬으며 살아야겠지요. 그간 병원에 잘 안 갔어도 나를 묵묵히 버텨준 이들에게 감사하면서요. 제가 쥐띠라서 올해 운수대통이라고 하던데, 그저 치통만은 다시 찾아오지 않기를 빌어봅니다.
      
    1월 16일,
    홍보팀장 야릉 드림 

     +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에서 조합원의 치과 진료 비용도 지원하는 것을 아시나요? 고비용의 보철치료를 받아야 할 때 유용할 거예요. activistcoop.org/checkup/7093  

    2020 공모사업 접수일정  기다리고 계실까봐 날짜부터 공개해요
    • [정기공모] 인권프로젝트-온  2월 3일(월)~21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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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사업 소식 
    기억, 모습, 살아갈 우리 트랜스젠더 추모의날
    "저는 "누군가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그리고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이러한 물음을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 오면 늘 묵직하게 안고 살아갑니다. 추모는, 그리고 기억은 단지 행동이 아니라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기억하는 자체가 나의 중요한 모습이겠고요. 그렇기에 이번의 여섯 가지 기억 덩이들에 귀기울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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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철이 형님이 다친 그 날 이후 1년 5개월을 투병생활을 했는데, 병원에서 서로 수술을 거부해 무려 6개의 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병원들이 치료를 안 해주는 바람에 골든 타임이라는 시간을 놓쳐서 돌아가시게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빨리 수술만 했으면 이렇게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 보고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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