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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프로젝트-온]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 작성일
    • 2020.01.31
  •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글 | 소주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확진초기 청소년청년 HIV감염인의 심리안정 지원을 위한 멘토십 프로젝트: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마음의 쉼터가 되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그 누구도 공유해주지 않았던 경험과 정보를 우리 스스로 나누며, 서로에게 멘토가 되고 멘티가 되어 우리 편, 나의 편이 되어주는 시간들을 만들어나갔습니다. 확진초기 청소년청년 HIV감염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자살예방, 자존감 및 인권 증진을 목표로 진행하였습니다.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이하 커뮤니티알)은 이 프로젝트를 5개월 동안 인권재단사람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멘토준비 교육 첫째날

    멘토가 되기 위한 교육이 6월 중에 진행되었습니다. 교육 첫 날은 멘토님들과 함께 HIV감염인의 노동권, 일할 권리와 의학지식, HIV감염인이 자주 묻는 질문, 그리고 인권감수성을 함양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평소에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다시 한 번 살펴보니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달달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서로서로 물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겨서 좋은 것 같아요. 법이 완전하지 않고, 또 인권이라는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우리가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당연한 권리는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멘토준비 교육 둘째날

    교육 둘째날에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마음연결 활동가님들을 모시고 자살예방과 자살예방을 위한 주변인으로서 자세 등을 공부하였습니다. 자살예방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자살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꼭 알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잘 돌보는 것’이라고 배우기도 했습니다. 나의 안전을 먼저 돌보지 못하면 아무리 가깝더라도 다른 이의 안전을 돌보기 힘드니까요. 꼭 자살예방 뿐 아니라 타인과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하면 좋은 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가질 수 있었던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멘토들의 약속

    멘토십 프로그램을 보다 안전하고 편안히 진행하기 위해 약속도 했답니다.

    멘토들의 여섯 가지 약속!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첫 번째, 소중히 여기기
    우리의 이야기와 소통이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해요.

    두 번째, 천천히 말하며 경청하기
    우리의 소통이 서로에게 편안히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요.

    세 번째, 신뢰하며 서로 공감하기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진심을 보여주기로 해요.
    네 번째, 평가하지 않기
    우리가 어렵게 열게 된 마음의 문을 다시 닫지 않도록 배려해요.

    다섯 번째, 비밀을 보장하기
    우리가 나눈 대화에서의 여러 가지 내용에 대해 반드시 비밀을 지키기로 해요.

    여섯 번째,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기로 해요.


    본격적인 멘토십 프로그램 첫째날

    멘토와 멘티가 만나는 본격적인 프로그램은 7월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었습니다. 서로 어색해서 말을 잘 나누지 못할까봐 인형들이 도와주었습니다. 어떻게 인형이 도와주었을까요? 

    규칙1. 인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경청하기
    규칙2.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말을 하기 싫다면 인형을 다른 사람에게 건내주기

    이 두가지 규칙으로 우리는 최대한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키워드 토크였습니다. 키워드를 제시하면 생각나는 단어를 말하고 그 단어와 연결된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비밀을 지키자’는 약속을 기억하면서 프로그램에 임했습니다. 웃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하면서 우리는 얘기나눴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오롯이 ‘편’이 되어주었죠.




    본격적인 멘토십 프로그램 둘째날

    둘째날에는 HIV확진 이후 편견과 낙인 때문에 가장 힘들어했던 과거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종이로 나에게 손편지를 쓰는 것은 너무 오그라들어서 익명의 채팅방을 만들어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모두 다 과거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였지만, 그 말들이 사실 우리 모두에게 와닿아 위로가 되었습니다. 후에는 함께 있지는 않지만, HIV/AIDS에 대한 편견과 낙인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어느 누군가를 위해서 편지를 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힘들기도 했고, 불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 하하호호 웃고 있는 우리의 긍정적 에너지가 아픈 누군가에게 전달되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본격적인 멘토십 프로그램 셋째날

    셋째날에는 HIV확진 이후 가장 힘이 되었던 것 혹은 순간이나 사람에 대해 종이에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적어보니 딱히 사는게 힘든 이유가 HIV 때문만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대화를 나눈 것 같아서 아주 좋았습니다. 커뮤니티알, 믿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공동체 자체가 우리에게 힘이 된다는 말이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날 힘들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함께 울어주고 화내주고 하니까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는 정말 ‘우리 편’이었습니다.




    대망의 여름인권캠프! “너도 내 편이 되어줘”

    여름인권캠프는 8월에 2박 3일로 진행되었습니다. 함께 며칠을 보내는 것이니 서로 불편하지 않게 약속도 만들고 역할분담도 하며 시작하였습니다. 고양이 알러지가 있는 동료가 있어서 고양이 만지고 손 잘 씻기 약속도 만들었고요.

    캠프에는 커뮤니티알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이 참가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커뮤니티알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HIV감염인들의 노동권에 대해서 함께 공부했습니다. 청소년 청년 커뮤니티로서, 특히 취업을 앞두고 있거나 각 일터에서 일을 한 지 얼마 안 된 우리였기에, 너무너무 중요한 주제고 시간이었습니다.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재밌게 노는 것도 중요했어요.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요리도 함께 해먹고 ,, 아~ 또 캠프 가고 싶습니다! 



    둘째날에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님들을 모시고 차별잇수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차별잇수다’는 서로의 차별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며 서로를 지지해주는, 그리고 연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처음엔 다들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했어요. ‘내가 어떤 차별을 경험했더라?’, ‘그게 차별인가?’ 이런 고민이 들기도 했지요. 하지만 점점 지날수록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요. 서로의 아픔을 듣고 지지해주는 시간을 가졌지요. 생각보다 세상엔 차별이 정말 많더라고요. 우리가 서로에게 건낸 말들은 이런 것들이었어요.

    “함께 맞서자”
    “너의 잘못이 아니야”
    “힘들 때 위로가 될 수 있는 ‘네 편’이 되어줄게”



    여름인권캠프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알차게 이루어졌습니다. 셋째날에 소감을 나누고 헤어졌는데 글쎄 헤어진게 아니었습니다.. (?) 우리는 뒤풀이를 또 갔거든요!! 2박 3일 캠프를 끝내고 또 함께.. 정말 끈끈해졌어요.우리는 앞으로 계속 기억하고 또 말할 것 같아요.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너도 내 편이 되어줘”
    “응”

    <인권프로젝트-온>은 폭력과 차별에 반대하고, 인권의 가치를 제고하는 프로젝트를 위한 인권재단사람의 지원사업입니다. 더 많은 인권활동을 지원하려면? 365기금에 후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