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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차별데이데이] 이주노동자도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있다
    • 작성일
    • 2020.01.03
  • 이주노동자도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있다
    2019 세계이주노동자의날 후기 

    글 |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이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주노동자로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유입국은 이주노동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엔에서 이주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해 ‘모든 이주노동자 및 그 가족의 권리 보호 협약’을 1990년에 채택했습니다. 2000년에는 12월 18일을 이주노동자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지난 12월 15일에 이주노조,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에서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기념해서 이주노동자 문화제를 개최했습니다. 문화제에서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장, 제도 개선, 노동자로서 동등한 대우를 해줄 것은 촉구했습니다. 



    이주노동자 당사자들이 자기가 겪고 있는 문제, 받고 있는 차별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네팔에서 온 러젠드라는 “물이 안나와 사장한테 얘기해도 그냥 일하라고 한다. 겨울인데 따뜻한 물을 쓸 수도 없다.”, “2년 동안 제 날짜에 월급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며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아주 기본적인 존중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아틱은 “한국은 우리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차별한다.”며 인간으로 대우해 줄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대회사를 통해,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권리보다 사업주의 권리를 강화해주는 법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 실시하고 있는 고용허가제 비롯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모든 제도의 공통점이 사업장 변경이 자유롭지 못하고 권리가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빼앗기고 모든 권리가 사업주한테 있어서 이주노동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사업주의 노예가 되고 있고, 사업주의 돈 버는 기계 취급을 당한다. 우리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은 한국에 필요하지만 우리의 존재와 권리는 부정한다. 우리가 자유롭게 일하고 권리를 가지는 것을 정부와 사업주들이 원하지 않는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오래전부터 강제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게,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법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악법들을 유지하고 계속해서 사업주의 입맛에 맞게 개악해왔다. 더 이상은 안된다.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이주노동자는 많은 희생을 했고 많은 기여를 했다. 이제 이주노동자의 비극, 강제노동·노예노동, 착취와 폭력을 막아야 한다. 고용허가제와 같은 차별적이고 잘못된 법제도를 바꿔야 한다. 이주노동자가 권리를 가지고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유와 평등, 인간이자 노동자로서의 권리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여러 문화 공연은 우리를 힘나게 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여성노동자 니샤씨가 무용을 통해 ‘이제 싸워야 할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표현해 주었습니다. 열명이 넘는 네팔 라이 족 사람들이 희망을 주는 활기찬 전통 춤을 공연해 주었습니다. 이주민 밴드 파드마 팀은 네팔 노래 ‘레섬 피리리’ 등을 들려 주었습니다. 문화는 다르기도 하지만 같은 게 더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춤과 노래를 통해서도 이주노동자는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문화제가 열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근처는 이주민들이 많이 오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몽골, 러시아 타운, 동대문 네팔 타운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문화제 행사를 지켜보고 관심을 보내 주었습니다. 광화문 같은 도심에서 할 때보다 더 많이 이주민들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문화제 타이틀은 ‘우리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입니다. 작년에 산업재해로 이주노동자 136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지난 5년 사이에 60%가 증가한 것입니다. 올해는 더 많이 희생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장 안전 문제로 생명을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중요시 여기지 않고 자신들의 이윤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이주노동자 사고 사망 소식이 들립니다. 올해도 목동에서, 경북 영덕에서, 전남 담양에서, 대전에서, 평택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갔습니다. 사업주 처벌이 약하고, 사업주가 산업안전법을 지키지 않아서, 또 이주노동자 안전교육도 없이, 안전 장비도 주지 않고 일만 시켜서 사망사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사망하면 고용허가제 사업주가 받는 벌점이 1점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한국이 이주노동자 사망 문제를 얼마나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 줍니다. 우리는 일하다 죽고 싶지 않습니다. 

    또 정부의 잘못된 제도 때문에 미등록된 이주노동자가 단속 과정에서도 사망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가 김포에서, 올해 태국 노동자 아누삭이 김해에서 단속 때문에 사망했습니다. 사업주를 넘어 법무부 스스로가 이주노동자를 죽음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지금 하는 걱정 중 제일 큰 것은 과연 안전할까,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 죽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사업주는 이주노동자가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해서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문화제에서 전체 참가자들이 사망한 이주노동자 영정에 국화꽃 헌화를 했습니다. 이런 걸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내년에는 안 하고 싶습니다. 



    이주노동자의 권리가 후퇴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이주노동자가 150만 명이 있습니다. 정부는 노동자 대우보다는 쓰다 버리는 1회용 물건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는 가장 중요합니다. 문화제에는 이주노동자와 연대단체 포함해서 200명 정도 참가 했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참가 할 수 없었지만 이 정도 참가해서 자신의 권리 요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 행진을 마치고 근처 네팔 식당에서 참가자들이 모여서 함께 식사 나누며 송년회를 진행했습니다. 함께 준비하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연대하고 지지와 지원을 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내년에도 더 많이 모이고 더 큰 목소리를 내자고 다짐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주노조도 내년에 더욱 힘차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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