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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 인권상] 오렌지가 좋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옥상에 모여 - 4회 오렌지 인권상&추모문화제
    • 작성일
    • 2019.06.12
  • '오렌지가 좋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옥상에 모여
    4회 오렌지 인권상 시상식&추모문화제




    청명한 날씨. 사람들이 옥상으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인권현장을 누비다 너무도 일찍 떠난 '오렌지가 좋아', 故엄명환 님의 4주기 추모제이자 네 번째 <오렌지 인권상 시상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도 추모제 전에는 오렌지가 생전에 좋아하던 피자, 콜라, 햄버거를 둘러 앉아 먹으며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옥상으로.




    “다시 일어서진 못했지만 우리들을 모이게 했네요.”


    추모제에 모인 여러 분들이 오렌지와의 추억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몸보다는 내 몸을 챙겨주던 일, 그가 아픈 줄도 모르고 멀리 수원에서 서울 행사까지 와달라고 부탁했던, 뒤돌아보며 미안했던 일들. 오렌지는 쓰러진 후 다시 일어서진 못했지만 4년 동안 이렇게 우리를 모이게 해 주었습니다. 오렌지와 함께 그가 누볐던 집회와 농성 현장이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렌지의 치료비 마련 위해 친구들이 모아준 돈으로 제정한 ‘오렌지 인권상’은 올해도 네 번째 수상자들을 맞이했습니다.


    이주민, 반빈곤 영화 기획 활동과 재개발 강제집행현장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감독 김은석 님, 4․16 세월호작가기록단과 다양한 인권현안 구술기록 활동을 해온 인권기록활동가 박희정 님, 그리고 오렌지가 좋아에게 처음으로 자원활동을 권하고 그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나선 ‘오렌지의 벗’ 안병주 님. 이렇게 올해는 수상자 두 명과 특별상 한 명이 선정되었습니다.



    “올해도, 상금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인권현안이 발생하면 각자 자신만의 장비를 들고 현장에 나서고 기록해왔던 개인 활동가들. 자신의 쉼과 재충전보다는 인권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알리는 인권 활동에 애써온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마치 오렌지처럼 말이죠.


    그래서, 올해도 ‘오렌지 인권상’의 수상 조건은 엄격(?)합니다. 비록 넉넉한 금액은 아니지만 자신과 함께한 동료들과 단체에 기부하지 말고 자신의 쉼과 재충전을 위해 사용할 것. 오렌지가 다시 일어서길 바란 동료 활동가들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 조금 쉬었다 같이 가자고 말이죠.




    살짝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이 물러나며 햇살이 나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오렌지를 추모하는 마음이 이 바람에 실려 널리 퍼지기를. 인권활동가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더 나은 인권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이 바람과 함께 내년에도 추모제에서 뵙겠습니다.


    (사진: 김군욱, 김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