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재단사람

모바일메뉴바 후원하기
지원활동 지원활동 생생후기
  • [인권활동119]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조사
    • 작성일
    • 2019.03.28
  •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조사


    글 | 대용(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조사단)



    2019년 1월 24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 보고회>에 참석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

    일하는 현장의 문제는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2018년 12월 11월 새벽, 충남 태안 태안화력발전소 9, 10호기 하청 노동자 고 김용균 님이 돌아가셨다. 반복되는 하청 노동자의 죽음 앞에 정부도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서면서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국회도 법, 제도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들려야할 하청 노동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위험한 업무가 외주화되는 문제만이 아니라 외주화 자체가 지닌 위험성을 지적하는 현장 노동자의 외침을 듣고, 또 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한 인권활동가들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인권활동가들에게 때마침 요청이 왔다. 고 김용균 님과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함께 말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는 것이었다.

    2018년 12월 27일, 28일 이틀간 인권활동가들은 태안으로 직접 찾아갔다. 태안 화력발전소 9, 10호기 노동자들은 작업이 중지되면서 김용균 님의 장례식장을 지키면서 매일 저녁 태안과 서울을 오가며 촛불을 켜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급한 마음으로 태안에 내려갔지만 막상 현장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노동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9년 1월 24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 보고회>에서 발표하는 조사단 활동가들

    “우리의 목소리가 커지고 그 말에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에 응한 하청 노동자의 이야기였다. 앞으로 어떤 게 바뀌어야 할지 물었을 때 들은 이 이야기는 조사단에서 이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이를 속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들리게끔 해야 한다는 동력이 됐다.

    그렇게 보고서 작업을 위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인터뷰를 하며 발견한 점은 현장의 문제는 현장의 노동자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설비에는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장비는 무엇인지. 노동자들은 이미 현장 문제의 원인과 개선 방향까지 알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365일 24시간 내내 멈추지 않는 설비를 운용하면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동자는 누구보다 현장을 잘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10명의 인권활동가와 연구자와 노무사가 총 48명의 노동자를 만났다. 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태안화력발전소 9, 10호기 하청 노동자 인터뷰가 주를 이뤘지만, 서부발전의 정규직 노동자, 한국발전기술의 재하청 노동자, 타 화력 발전소 노동자도 함께 인터뷰를 요청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1장 고 김용균의 죽음을 인권의 문제로 정의하며, 2장 발전산업 분할과 외주화가 태안화력 9, 10호기에 미친 영향, 3장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 4장 요구와 제언까지 총 4장으로 구성되었다.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나의 보고서로 엮어내기 위해 한달 가량 논의하고 토론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인권 단체만이 아니라 다른 법률단체나 노동 안전 문제를 주로 다루는 단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무엇보다 보고서를 바로 발표하지 않고 초안을 가지고 인터뷰에 응해준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다시 가졌다.

    2019년 1월 24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 보고회>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

    그렇게 완성한 보고서는 2019년 1월 24일 발표하는 보고회를 마련했다. 총 2부로 구성된 보고회는 1부는 보고서를 집필한 활동가들이 직접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인권실태 보고회를 발표했다. 2부는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목소리로 현장의 문제점을 증언하고 또 정부와 사회에 요구사항을 이야기했다. 위험을 외주화 시키는 만큼 외주화가 노동자를 어떤 환경으로 내몰고 있는지 증언하며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함께 외쳤다. 보고회 자리에서 발언을 해준 노동자분들 뿐만 아니라 인터뷰에도 응해준 노동자들도 다시 회사로 돌아가 일해야 하는 처지에서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용기를 내준 노동자분들게 감사를 표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보고서와 보고회가 무사히 마무리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권재단 사람의 119 기금이 있었던 덕분이다. 연말에 급하게 시작된 보고서 작업이라 재정지원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인권재단 사람의 119 기금이 말그대로 긴급하게 지원되어 원활하게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인권재단 사람에도 감사를 표한다.


    <인권활동119>는 집회, 토론회, 문화행사 등 긴급한 인권현안대응 활동을 위한 인권재단사람의 지원사업입니다. 더 많은 인권활동을 지원하려면? 365기금에 후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