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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프로젝트-온]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대중 캠페인 프로젝트
    • 작성일
    • 2019.02.13
  • 분노를 넘어 폐지로, 폐지를 통해 평등으로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대중 캠페인 프로젝트



    글 | 이종걸(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제92조의6(이하 92조의 6)과 관련하여 2002년, 2011년, 2016년 세 차례의 위헌법률심판에서 세 번 모두 합헌을 결정한 바 있다. 92조의6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한 법이다.


    헌재는 2016년의 결정에서 '그 밖의 추행'을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한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행위"로 규정했으며 "군의 특수성과 전투력 보존을 위한 제한으로 동성군인을 이성군인에 비해 차별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제92조의6은 동성 군인 사이의 성관계가 합의하에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처벌한다. 애초에 동성 간의 성관계가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이라는 관점 자체가 이 조항이 성소수자 군인을 타겟팅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이유다.


    야만적이고 구시대적인 법 조항, 왜 사라져야 하냐고?


    물론 세 차례 심판을 거치면서 2002년 7대 2에서 2016년 5대 4로 위헌 의견이 점차 늘어났지만,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는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 일반의 인식('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한다')과 다르지 않으며 아직도 이 조항 때문에 처벌받는 군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군인권센터가 펴낸 <군인권센터 2017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조항으로 피해를 받은 군인의 수가 2016년 2건에서 2017년 22건으로 11배 증가했다. 이 증가폭은 소위 'A대위 사건'이라고 불리는 육군 성소수자 색출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아직도 제92조의6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편견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악의적으로 왜곡, 폄하하는 경우부터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성소수자의 인권이 '합의'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제92조의6을 폐지하는 것은 인권운동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고,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인권의 후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권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라는 데에 동의한다면 제92조의6 폐지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군대'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들어 이 조항의 존재를 정당화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제92조의6은 징계처분으로도 규제가 가능한 행위를 형사처벌로 규제하고 있다. 즉, 현재 군대 내 이성 간 합의하의 성행위 중 군기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군인사법상의 징계처분이나 전역조치 등으로 규제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유독 동성 간 합의하의 성행위는 징계처분을 넘어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헌재의 결정에서 성소수자 군인과 비성소수자 군인을 이 문제에 있어 다르게 취급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한 것 역시 차별이다.


    둘째, 제92조의6은 실제로 동성 간 성관계가 군기강을 해쳤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사례로 살펴보자. 지난 2010년 레바논 파병 중인 국군 동명부대에서 남녀 장교끼리 군 내에서 성관계를 했다가 적발된 사건은 징계에 그쳤다. 하지만 1999년 휴가 중 자신의 집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동성 군인 커플은 92조의 6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았다. 휴가를 나온 군인의 집이 엄격한 군기강이 필요한 공간도 아니고,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셋째,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미 미국의 통일군사법전(The 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 UCMJ) 제125조는 군인에 대하여 '비자연적'인 성적 교섭을 금지할 것을 골자로 하는 조항인데, 2013년에 UCMJ 제125조 중 합의한 동성 간 성관계를 금지하는 내용을 삭제했다. 또한 '성정체성을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라는 원칙인 DADT(Don't Ask, Don't Tell)이 2011년 폐지된 이후 자신의 성정체성을 '말한'(커밍아웃한) 성소수자 군인도 차별 없이 군에서 복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넷째, 국방부 훈령인 '부대관리훈령'은 성소수자 병사의 인권을 보호하고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부대관리훈령 제253조 1항은 "동성애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 라 하고 있으며, 제254조 1항은 "지휘관 등은 병영 내 병사들에 대하여 성지향성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동성애자 식별 활동을 할 수 없다"라 하고 있다.




    캠페이너들 전국 각지를 돌며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위해 앞장서다!!!


    성소수자 색출 사건은 현재 진행 중이다. 아직 기소된 이들의 판결이 끝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와 책임자를 처벌하는 일 모두 요원한 상태다.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에서 성소수자 목록을 삭제한 문재인 정부는 삭제 이유에 종교 이견이 크다고 쓰면서, 군형법 제92조의6 합헌 판결을 뜬금없이 인용하기도 했었다. 무려 지지율이 70%가 넘어가는 정부에서도 성소수자 인권은 인권의 보편성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특수성에 의해 '나중'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런 시국에 성소수자 군인인 나의 친구들, 동료시민들은 입을 다물고 차별적인 환경과 제도의 감시를 피해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이야기를 더 확산시키고, 굳건하게 이 악랄한 법이 폐지되도록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8년 3월부터 군헝법제92조의6폐지를 위한 캠페인단이 꾸려진 것은 그런 배경에서였다. 전주퀴어문화축제를 시작으로, 국방부 앞에서 캠페인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무지개행동에서 주최한 아이다호 레인보우 길 행진대회에서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합헌의견을 풍선에 매달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구와 서울 퀴어문화축제, 평등을 향한 퀴어여성게임즈 까지 캠페이너들은 피켓을 배포하고, 추행죄 폐지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인증샷을 기록했다. 언론 기고와 영상 캠페인까지 다양한 대중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했다. 


    인천 지방법원에서 직접 이것을 위헌적이라고 주장하고, 무죄판결이 나오는 등 시대의 흐름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이 흐름을 더 큰 파도로 만드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와 참여일 것이다. 성소수자 색출사건, 이 비극을 2년, 3년 더 이어나갈 수는 없다. 지금 당장 이 법을 폐지하는 흐름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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