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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인권프로젝트-온] 전국 성소수자 부모 네트워킹 캠프
    • 작성일
    • 2017.11.01
  • 전국 성소수자 부모 네트워킹 캠프
    "손에 손잡고"


    글 | 라라(성소수자 부모모임 운영위원)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2017년 9월9일~9월10일, 1박2일 동안 전국에 있는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힘을 얻는 시간을 갖기 위한 네트워킹 캠프 <손에 손잡고>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제주와 태백, 광주 대구 등등, 사는 곳도 다양한 분들이 강의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40명 넘게 참석했다.평소 온라인상으로 친분이 있는 분도 계셨고 ,처음 오신 분들도 많았다. 재치있는 사회자분의 사회로 시작된 '아이스 브레이킹'과 '성소수자 상식ox퀴즈'를 하면서 서로 첫 만남의 어색함이 조금은 사라졌고, 박장대소 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문제를 풀었지만 우리가 성소수자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어진 영상시청 시간에는 만 3년이 넘는 동안의  부모모임의 활동내용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활동으로 눈에 보이거나 피부로 느껴지게  세상이 바뀐것 같진 않지만 오늘 같은 캠프가 열릴 수 있도록 활동해준 부모모임 활동가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시간이었다.

    4시 부터 시작된 김승섭 교수님의 강의는 반동성애 운동에서 이야기하는 전환치료와 HIV/AIDS 에 대한 그들의 주장이 왜 잘못된 것인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보여주시면서 설명해 주셨다. '트랜스젠더건강연구' 진행상황도 설명해주셨다. 그들의 잘못된 주장에  주눅들고 상처받지 말라고 하셨다. 논쟁은 학자인 교수님 같은 분들이 할 몫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자기 자녀를 상처 주는 부모가 얼마나 많을지가 생각났고, 또 분통이 터지고 속상했다. 교수님의 연구와 지지에 감사하면서도 속상한 묘한 눈물이 났다. 많은 것들로 부터 배재된 삶을 살고 있는 성소수자 자녀들의 현실이 마음 아팠던 부모들에게 교수님의 강의는 참 든든했고, 힘이 되었다. 정말 거의 모든 어머님들이 우시면서 강의를 들었다.



    석식 후 이어진 나영님의 '소수자 혐오의 원인'이란 두 번째 강의에서 '혐오'도 누군가(집단, 국가)의 의도와 필요로 만들어지고 ,재생산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 사회에  넘쳐나는 기독교의 동성애 혐오도 그들이 근거로 드는 종교적 신념이 원인이기 보다는 그 외의 그 집단의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1일차 마지막 시간 "나는 자식에게 이런 것 까지 해 봤다"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늦은 시간까지 힘들고 피곤했을 텐데도 진지하고 솔직하게 참여했고,자녀에게 했던 혐오를 담거나 폭력적이었던 말들을 떠올리면서 스스로 자녀에게  어떤 부모였는지 돌이켜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다.
    공식 일정을 마치고 큰 방에  둘러 않아서 서로를 소개하며 자유로운 대화도 나누며 1일차 일정을 마무리 했는데 부모님들의 대화는 새벽시간까지 이어졌다.



    다음날 아침 '성소수자 당사자와의 QnA',네 명의 패널에게 부모님들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시간. 패널 네 명이 L.G.B.T에  해당하는 당사자 분들이어서 다양한 정체성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질문을 수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부모님들은 자기자녀에게 묻고 싶은데 입이 안 떨어져 미처 하지 못했던 여러 질문들을 많이 하였다.

    그렇게  1박2일 동안 알차게 꾸려진 '네트워크 캠프'가 이제 처음이지만 지속해서 열릴 수 있었으면 한다.




    글 | 김용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이 사업을 기획했던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활동이 대부분 서울에서 열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서울 이외의 지방에서 정기모임을 진행하는데 그 정도로는 지역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제반을 만드는 데에는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지역 커뮤니티는 보통 수도권 커뮤니티보다 훨씬 좁고 폐쇄적인 성향을 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을 성소수자라고 정체화한 당사자에게도, 자녀가 성소수자임을 알게 된 부모도 제대로 된 도움을 청하거나 받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조직적인 네트워킹으로 서로를 이어주고 지지그룹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한 자리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민 많은 성소수자 부모들을 모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성소수자 부모 네트워킹 캠프 <손에 손잡고>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선 시작 단계에서, 성소수자 부모들이 처음으로 규모가 있는 행사 기획 실무를 직접 담당해보았다. 이번 행사는 특히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만이 대상이었기 때문에 부모들의 아이디어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래서 행사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에도 좀 더 부모의 눈높이에서 당장 부모들에게 어떤 지식이 필요하고 어떻게 하면 그 분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는 데에 용이했다. 덕분에 세부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꽤 높았다. 하지만 처음 치루는 행사였다 보니 조금 의욕이 넘쳐서 다양하고 많은 프로그램을 짜다 보니 좀 빡빡했다는 평도 있었다. 다음 번 행사 기획 때 참고할 만한 사항들이었다. 

    <손에 손잡고>의 가장 큰 두 목적은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끼리의 정서적 지지와 지역 네트워크 형성이었다. 매달 열리는 정기모임에서도 정서적 지지가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그리고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좀 더 개인적으로 다가가서 서로가 서로의 용기가 되는 자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녀의 커밍아웃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자녀를 용인하기 전에 나는 어떤 부모였고 어떤 행동과 말을 나의 자녀에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공유하면서 집단 상담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한 참가자는 ‘본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비슷한 서사의 이야기를 지닌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어서 좋았다’라는 말을 남겨주셨다. 그리고 이번 행사는 지역 네트워크의 초석을 다지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 행사 도중에 서로가 어디에서 왔는지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며 친교를 다지게끔 했으며 참가자들 모두 성소수자 부모들이 모여 있는 단체 메신저에 초대해 행사 이후로도 계속 해서 관계를 유지하며 같거나 가까운 지역의 부모들끼리의 모임을 독려를 할 예정이다.   

    또 다른 목적은 성소수자 부모의 가시화와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새로운 주체 역량 강화였다. 이 두 목적은 결과물이 바로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재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고, 거기서 그들의 가족은 어떤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같이 힘을 합치면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고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전국 성소수자 부모 네트워킹 캠프 <손에 손잡고>는 처음 열린 행사 치고는 성공적이었다. 무지개 인권프로젝트-온의 도움이 가장 컸으며 덕분에 처음에 구상했던 행사보다 훨씬 더 발전된 모습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올해의 좋은 경험을 토대로 꾸준히 이런 성소수자 부모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